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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주

작성일 08-12-1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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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상남 조회 741회 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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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일) 수목원 우회도로 중거리주 06: 15~

거리 : 21.2k
기록 : 1:43‘18

클럽의 일요훈련으로 중거리주가 예정되어 있는 날이라 알람에 따라 잠에서 깨어났으나 잠시 갈등이 일어난다.

어제께 오후에 동서과수원에서 서투른 손동작으로 귤을 따느라고 육신이 노곤하고 오늘 다시 아침부터 종일 귤을 따러 가야겠기에 조금 더 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이런 저런 핑계거리를 빌미삼아 훈련을 등한시한다면 훈련을 할 수 있을 날이 얼마나 되랴싶어 자리를 박차고 수목원에 도착하니 출발에 앞서 스트레칭의 마지막동작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물 당번이 마련한 고구마와 커피를 마시는데 바로 출발이다.
이미 선두는 멀리 200m이상이나 달려 나가고 있었다.

집에서 나오면서 지난주에 연풀로 인한 몸의 피로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터이라서 오늘은 천천히 중간 그룹에서 5분 페이스로 달려보고자 했으나 쌀쌀한 아침기온으로 체감온도가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회페이스로 달려서 몸에 훈기를 불어넣어 보기로한다.

준비운동도 기본 스트레칭도 거치지 않은 아침의 기상즉후의 부석부석한 근육으로 천천히 맨 후미에서 어둠을 뚫고 달려서 600m에 이르렀는데 선두와 조우할 수 있었다.

여기서 무거운 어둠을 헤치며 약 3킬로 정도를 독주하는데 후방 200여 미터에서 신발을 끄는듯 들려오는 가느다란 인적이 정적을 깨고 마침내 제1급수지점에 이르러 점차 성난 말발굽소리로 들리는가싶더니 나의 뒷덜미를 금새라도 옭아맬 듯 기세의 사자 둘이 한쌍의 무리를 이루어 쏜살같이 튕겨져 추월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내 간격이 멀어져만 가는 검은 형체를 쫒아 추격해보는데 맥없이 더욱 힘은 빠져버리니 더 이상 달리고 싶은 의욕은 땅에 떨어지고 고군분투중 고립무원에 처한 패잔병이 망연자실한 형국이라고나할까.

이왕 훈련에 임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도 실전에 대비한 훈련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반환점을 돌아오면서 시계를 보니 나의 페이스가 형편없이 다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별히 몸으로는 전혀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페이스로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생각일 뿐 허무맹랑한 착각인줄이야.
그 만큼 이는 지난주에 피로의 대미지가 몸에 축적된 원인이리라.

그러나 내 몸이 한 없이 자랑스럽고 기특하며 고마운 것은 지금까지 주인인 내가 어떠한 명령이나 조종도 아무런 불만없이 잘 따라주었다는 사실이며 또한 부상을 초래함이 없이 건재한 모습으로 오늘도 끝까지 훈련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며 행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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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이섭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이섭
작성일

좀 쉬어주어도 되는데......
(너나 쉬세요? 깨갱~~)

하여간 자네도 어지간 허이
그래 그것 없으면서 지금의 기록 유지 한다면
않되는건 맞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 주시게나

멀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멀티
작성일

사자 하나는 용재식님이었겠죠?
알찬 훈련 부럽습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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