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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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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태식 댓글 1건 조회 2,014회 작성일 11-02-23 01:51

본문

일요일 마라톤 후 귀가 하는데...아파트에 들어서는 순간...

평소 인사 잘 하시던 경비원 K씨가 넙죽 문을 열고 나와 인사하신다,



<마라톤 달리고 오세요...?>

<네에...하하>



약간은 씁쓰레한 표정이라 계속 그를 지켜 보는데

<황 선생님... 잘 해 주셨는데...사실 월말에 그만 두게 될 거 같습니다...>



<아니 그만 두시다뇨...?>

<예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다른 경비업체를 쓰기로 계약 되었답니다...>

<허어 저런...그 동안 애 많이 써 주셨는데...>



<아마 더 싼 예산으로 써 넣은 업체가 있는 모양입니다...>

<허어 그러면... 어찌 되는건가요?>



<이 바닥이 그래요...또 다른 데를 찾아 보거나 당분간 쉬어얄 거 같습니다...>

<아이구 이거...어쩌나...그럼... 잘 하세요...>꾸벅...



주민자치위원회는 물론 일 하느라 하는 거지만...1년 단위로 경비업체가

갈린다면...그 산하 직원의 생계는 얼마나 불안할 것인가?



기분 씁쓰레하다...그래도 웬만큼 사는 사람들이...더 싼 업체를 찾기 위해

입찰을 붙이고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아무튼...



가해자가 된 듯한 부채감을 지울 수 없어...맘이 쨘하다...내가 만약

주민자치위원이라 할지라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닐 것인가?...하지만...



근래...갈수록 자기 이익만 차리려고 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또 자원해서 봉사하시거나 좋은 일에



거액을 기부하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지는 거 같기도 하고...헷갈리지만

암튼...집에서 아직 안 쓴 마라톤 타올 하나 찾아서 경비원에게 작별



선물로 건네준다...이거 대단한 건 아니지만...아이고 고맙습니다...

잘 쓸 게요...(용기 잃지 말고 잘 살아 주실 걸 속으로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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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중창님의 댓글

황중창 작성일

경비원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용기 잃지 말고 잘 살아 주실 걸 속으로 빌며...'님의 바램대로
그리 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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