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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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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태식 댓글 0건 조회 2,022회 작성일 10-10-31 05:47

본문

여름 바지가 제법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연 베이지색 바지를 자주 애용했던 거 같다.



좀 오래 되어 약간은 낡아 보였지만 특히 재질이

시원하기도 했고...왜 흔히 쓰는 물건중에서도



착 달라 붙듯 손이 쉬 가는 게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하루는 일하는 아주머니 오시는 날이라



이 바지를 빨랫감으로 내 놓고, 남산 산책길에서 돌아

왔더니...잘 세탁해 개켜놓긴 했다만, 엉덩이 헤어진



부분이 온통 드러나도록 해 놓으신 게 아닌가? 허어 왠지

여름철에 시원하다 했더니 통풍 만점인 이유 따로



있지 않았나? 이리 완전 빵꾸가 나도록 모르고 입고

다녔다니...내 자신 무신경함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저녁에 마눌에게 심심초 삼아 이 얘기 하였더니 괜히

지아비 소홀히 챙긴 게 자책이 된듯 <새 바지 베이지



색으로 하나 사 올까유?> 면구스러워 한다...<뭘...지난

번에 사 논 것두 있잖여...? 옛날 같으면 어머님께서 바지



엉덩이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 주셨을 터인디...> 쩌업~

어릴적 일이 절로 생각난다...당시에는 교복이고 평상복이고



엉덩이 드르륵 안해 입은 게 없을 정도였는디...이제는 누가

그래 줄꼬? 그냥 제까닥 버릴 수밖에 없네...둘둘 말아



쓰레기 봉지에 넣는데, 시대에 맞지 않는 지리 궁상인가?

옛 타령이나 하게 되는 건 연상 노인 시늉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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