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침묵... > 자유게시판 new~

다큐멘타리류 나름의 장점도 여러가지 있겠지만...관객의

구미에 꼭 영합하지 않고 조금은 무덤덤히 흘러가도 된다는

점을 우선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말없는 그 사내가 어쩐지 맘에 들어...> 하는 가요도 있었

지만...왠지 미끈한 달변으로 접근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의당

경계를 놓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본성 아니던가?





일전에 <워낭소리>의 은은한 감동을 맛보기도 했지만...

이번에 다시 <위대한 침묵>이 입소문으로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기도 하고..또 촬영을 위해 수도원의 동의를





얻어 내는데 10여년이 걸렸다는 기사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규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는 봉쇄수도원 내부의 모습이라니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불교 승려들의 궁금증도 부를만





했을 것이고....또 대사가 거의 없는 영화라기 더욱 끌렸던

것이다. 그런데 3시간 가까운 담담함이라니 지겹지는 않겠나?

했는데... 과연 가느다란 코 고는 소리가 영화 내내 들려





고소를 짓게 한다. 수도원에선 신부님도 머리를 박박 깍네??

허참 그거 하고 또 종소리에 많이 의존한다는 점은 천주교와

불교의 통하는 점인 것도 같고...독방에서 음식만 공급받고...





종일 기도, 묵상과 화두 타파에 정진하는 점도 닮은 거

아닌가? 더 꼽아 보자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어우러진

수도원 모습은 우리의 여늬 산사와 다를 바 없는 듯 하고...





맑게 울리는 합송이나 염불이나 그게 그거인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다른 점을 굳이 들자면...일주일에 한번은 전체가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거와...따로 산책기회가 주어진다는 정도가 아닌가?





눈 덮인 산 등성이에서 미끄럼을 타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는

동심은 적막감을 깨뜨려 주기도 한다. <주님이 나를 이끄셨으니

내가 여기에 있도다...> <너희가 모든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도다...>는 대목은 하도 여러 번 나와 거의

외울 정도가 되는데...비신자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관객에 맡기지

못하고 넘치게 강조하는 모양새라 약간 성가시기도 하다.





종교라든가 사상이라는 것이 비슷하겠지만...주어진 틀에서

꼼짝 못하는 삶은 안타깝지 않은가? 장님이 된 것 조차 은총으로 받아

들임은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진정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던 거 같고...죽음에도 하나님께 가까이 닥아갈 수 있음

으로 행복이 된다는 논리도 비슷...지나치게 나아 간다면 덜 간 거나

매한가지라 했던가? 공자님 말씀을 떠올리니 속인의 한계인가?





수도원 측이 십여년 준비가 덜 되었다며 공개를 미룬 건 혹 보이고

싶은 모습만 드러내려는 조심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뭔가 새로운 걸

캐보려는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영화는 내내 심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