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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58년 70년 개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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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성범 댓글 0건 조회 3,389회 작성일 09-04-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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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판이군"

어느 클럽에 갔더니 개띠 천지다.

여기도 개, 저기도 개다.

나는 그 중 나이가 좀 지긋해 보이는 이가 있어서 연세를 여쭤 보았다.

"어르신. 보아하니 환갑이 지나신듯 하온데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십니까?" 나는 정중하게 그 어르신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뭐야! 이 새끼가. 젊은 놈의 샤끼가 어른 나이는 왜 물어? 너 보다 많아 이 놈아." 어르신이 화가 나셨는지 역정나는 투로 말씀 하셨다. 그러자 나는 더욱 오기가 생겼다.

"아이구. 어르신 죄송합니다만 그렇게까지 화내실 필요는 없으시잖아요. 처음 본 사람한테."

"아니. 이 놈이 그래도. 어따대고 말대꾸야. 말대꾸. 어른한테. 야 이놈아. 그렇게 내 나이가 궁금하냐. 나 개띠다. 알아 맞춰 바라."

개띠라면 환갑이 지난 것으로 보아 46년생이나 34년생이 틀림없었다. 34년생이라면 나의 장인과 동갑 아닌가. 보아 하니 내 장인보다는 젊어 보였다. 그렇다면 그 어르신은 46년 개띠가 틀림없었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46년 개띠 맞이시죠?"

"그 놈 보기와는 딴판으로 눈치 빠르네. 내가 요즘 46년 개띠 노무현이 때문에 얼굴을 못들어. 대통령 할 때는 청렴결백한척 하더니 왜 그리 누린네가 진동을 해. 아들에 조카에 마누라에 그 형에 쯔쯔쯔......"

46년생이면서도 마라톤 클럽에 나와서 활동할 정도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어르신께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그 옆에 중년의 남성분께 말을 걸었다.

"마라톤을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하다 뿐이요. 난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마라톤 없이는 못사는 사람이오?"

"정말요? 사모님이 들이시면 무척 서운하신 말씀인데요?"

"자네가 뭔 상관이야. 왜 내 사생활까지 간섭하고 있어. 내 마누라가 싫어하건 좋아하건 그건 내 맘이야. 자네도 결혼 생활 30년 지나 봐."

"벌써 결혼 30년이 지나셨어요.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요? 실례합니다만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이 새끼가. 젊은 놈의 새끼가 삼촌뻘 되는 사람 나이를 묻기는 왜 물어?" 이 분도 먼저 어르신과 마찬가지로 내가 나이를 묻자 화부터 내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그 분의 나이를 다시 여쭤 보았다.

"그렇게 화내시지 마시고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 놈이 끈질긴 놈일세. 그렇담 내가 띠를 말해주지. 나 개띠야."

개띠라면 그 분 생김새로 보아 58년 개띠임이 틀림없었다. 51세의 나이인데 결혼이 30년이 지났다면 20살에 결혼했단 말인가.

"그러시면 그 유명한 58년 개띠 아니십니까? 옛날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 박지만씨도 58년 개띠생이던데요."

"그래. 이 놈아. 너도 잘 알고 있구나. 내가 그 유명한 58년 개띠다. 울 아버지가 날 52살에 낳았어. 그래서 나를 19살에 장가 보냈지. 그 바람에 내 큰딸이 78년 말띠야. 벌써 시집가서 손자를 셋이나 났어. 둘째 녀석은 80년 원숭이띠 남자 놈인데 그 놈도 벌써 장가 가서 딸을 하나 뒀어. 그래서 난 51살 나이에 손주가 4명이나 있어."

"50대 초반 나이에 손주가 4명이시라구요. 좋으시겠습니다."

"좋긴 임마. 젊은 나이에 손주 있다고 클럽에서 '할아버지'라고 놀리는데 좋긴 뭐가 좋아 임마."

나는 50대 그 중년 남성 옆에 앉은 조금 젊어 보이는 남자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이 클럽에서는 제일 젊어 보이시는데요. 죄송합니다만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나는 나보다 어려 보였지만 정중하게 물었다.

"뭐 초면에 나이 묻고 그러세요? 그러는 댁은 나이가 어떻게 되슈?"

초면에 남의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가 되는 행동인가 보다. 내가 3명의 모클럽 사람들의 나이를 묻자 3명 모두 별로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저요. 67년 양띠입니다."

"67년 양띠. 아이구. 형님이시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형님을 몰라 보고. 저는 70년 개띠예요. 이봉주, 황영조 모두 70년 개띠 저와 동갑이어요."

"그렇군요. 괜찮아요. 초면인데 어때요. 그러고 보니 이 클럽 분들은 모두 개띠 분들이신것 같아요."

"모두는 아니고요 한 80~90 %는 개띠예요. 저희 클럽에 유독 개띠가 많아요. 아마도 개띠가 마라톤을 좋아하나 봐요. 달리는 거라면 말도 잘 달릴텐데. 말띠 보다 개띠들이 마라톤을 좋아하는 것이 참 신기해요."

46년, 58년, 70년 개띠를 나는 하루에 모두 만났다. 그들은 모두 마라톤을 즐기는 마스터즈 마라토너들이었다.

정말 오늘 하루는 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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