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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이려오~(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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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현분 댓글 6건 조회 2,227회 작성일 08-02-2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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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찬 공기 때문일까?..용담댐의 아침은 생각보다 무지 추웠다
새벽부터 설쳐서 도착한 용담댐 광장은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스트레칭도 하고
가볍게 뛰며 몸을 풀어주는 사람들로 어수선하고 분주하다. 춥다고 밍기적 거리다가는 늦을세라 나도 달리기 복장으로 갈아입고 군중 속에서 인사를하며 기다리는데 오늘은 어떤 고통이 발목을 잡고 나를 힘들게 할까? 약간의 긴장이 된다

그래도 다행인건 풀 대회마다 반갑게 만나는 얼굴들이 있어서 웃고 떠들다보면 긴장이 다소 풀린다. 오늘은 백회 클럽의 칠순 대 선배이신 김진환님의 100회 완주일이라 축하 회원 사절단들이 더 많고 출발전부터 주최측의 축하 멘트와 인사들 때문에 행사장이 잔치 분위기다. 이분은 내가 작년 여름에 고비 사막을 갈때 홍삼 엑기스를 택배로 보내주며 무사 완주를 응원해 주셔서 나도 그 은혜로 100회 완주 축하를 위해 이 대회를 일부러 참석한 것이다

지난주 고구려 대회에 컨디션 난조로 너무 힘들게 뛰어서 오늘은 좀 수월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주중 연습과 식사를 거르지 않는등 나름 신경을 쓴것이 도움이 될까?하며 기다리는데 넘 추워서 몽벨 오리털 얇은 자켓을 입고 출발키로 했다. 긴장과 걱정으로 더 추웠을까?

다행히도 날씨는 차갑지만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파랗고 바람도 잠잠하다
이런날 바람이 불면 뛸때도 더 춥고 숨이 찰텐데, 그나마 다행이라며 10시 4분에 함성과 출발...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형상을 닮았다는 용담호의 다리를 건너자마자 은근한 언덕이 시작되더니점점 가파러진다. 이 코스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경험자들이 말하며 앞서는데 말만 들어도 언덕에 약한 나는 주눅이 들어 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달리게 된다

미영이 언니랑 동반주를 하는데 언니도 힘이 드는지 숨이 많이 거칠게 느껴진다
나는 지난주보다는 가벼워서 끝까지 이 컨디션 유지했으면 하는 맘으로 함께 뛰다가 5k에서 언니가 급수를 하길래 헤어져 기나긴 길을 혼자 가는데 산길을 구비구비 돌고 돌때마다 펼쳐지는 호수는 산 그림자 드리워진 곳은 더욱더 짙푸른 비취색으로 시리게 푸르고 따사로운 아침 햇살은 잔잔한 호수에 고요히 내려 앉아 보석처럼 부서지며 눈이 부시게 뛰는 나를 환영해 주는것만 같다.

코발트빛 하늘과 낙락장송 어울진 푸른산의 정기와 활력에서 뿜어져 나온듯한 청정한 공기를 온 가슴으로 들이 마시며 언덕을 오를때는 숨은 헉헉~ 말도 할수가 없고 땀은 뚝뚝 떨어져도 고갯길 내려오며 따사로운 햇살처럼 맑고 밝은 마음으로 달리는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난다

그래, 얼마전 해준 고수님?의 격려처럼 건강하게 달릴수있고 걸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직도 산구비 그늘진 응달에는 얼음과 잔설이 있고 숨어있던 차가운 겨울 바람은 여전히 웅크리고 있다가 나를 휘감아 춥게 하지만...

초록빛 호수도, 들녘에 누운 햇살과 푸른 숲 저 소나무도, 그리고 스치는 바람까지도 봄이 왔다고 속삭이고 있으니 나도 덩달아 희망이 싹트는 자연의 수채화에 몸을 맡기고 뛰면서 인간의 욕심일랑 생각말자 내안의 스트레스는 가는 겨울 바람에 날려 버리자

뛰다가 힘들면 어때..쉬어가면 되지. 다른 사람들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먼저 가다가 고개에서 걷기도 하고 뒤에서 오다가 나중에는 쉬지않고 꾸준히 앞서기도 하는것을...어쩌면 이다지도 인생을 닮았을까?...누군들 마음으로는 빨리가고 싶지 않을까만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힘든 마라톤을 하면서 나만의 인생? 개똥 철학을 배운다ㅋ

생각보다 무겁지않게 10k를 뛰었네ㅎ 안심하며 이러케만 20k를 또 가보자 서두르지말고...그리고 하프를 돌때 시간을 보니 정확히 두시간이 지나고 있다. 욕심을 버리자 했으면서도 잘하면?..컨디션이 살아나면 썹포?ㅉ 에라~ 지난주를 생각해서 오늘은 즐달만 신경써라

가도가도 먼 30k를 향해 뛰는데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지루하고 느리게 가는 내 자신에게 실망할까봐 시간도 안보고 참고 참다가 32k를 가서 확인해보니 3시간4분 경과ㅉ 시간은 개념치 말고 1시간동안 10k? 그래 그러케 가보자 그런데 초반에 뛴 긴 언덕을 우짤꼬? 마라톤 뭐 있어? 그냥 뛰는 거쥐 어쩔거야 피할수 없음 즐겨야G

막판 5k를 남긴 급수대에서 초코파이를 한입 깨물고 발이 부은거 같아서 운동화 끈을 풀어 헐렁하게 다시 매는데 3종 하시는 전하경 선배님을 만났고 그분이 목마를때의 생수처럼, 넘어졌을때 손을 잡아 일으켜 주듯이...

마지막 고개를 본인도 더 힘들었을텐데 하나,둘..하나,둘..힘~힘~하는 구령까지 붙여가며 이끌어 줘서 힘든 고개를 무사히 넘고 즐거운 마음으로 완주에 성공해서 40대 여자2위ㅉ라는 입상 비슷한것도 했다

기록은 04:04:19

어제 백회 달성하신 김진환 어르신!!
베풀어주신 만찬 너무 잘 먹었습니다 수고하신 사모님과 더욱더 건강하게 마라톤
여행 하시고 건강 즐달 쭈욱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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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정석님의 댓글

김정석 작성일

백회의 여성 다크호스 홍현분님
또 한번의 건주하며  2위입성을 축하합니다.
홍현분 힘!!

김창희님의 댓글

김창희 작성일

완주기 잘 읽었습니다.
끝 자락에 봄이 묻어 있네요.. 힘!!

윤태수님의 댓글

윤태수 작성일

마지막5k급수대에 먹을거 없어서 배고파 퍼졌는데....
초코파이 언제 갔다 놓았지?
현분님 수기 잘 읽고 즐달 2위입상 축하합니다.

박청우님의 댓글

박청우 작성일

내 고향에서 즐달했다니 감사하기가 그지없습니다.
10년후, 20년후에도 변치말고 찾아주시길 바라고
항상 즐달하시길......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한동안  줄창  달린    한강레이스에서  벗어나
마치  마라토너를  위한  길처럼  아무것도  방해받지  않는  조건에서
왜  냅다  못  뛰는지    너무 답답했데이~~(무연습,  깡출전!!)

모처럼    찌던  머릿속을  용담호에  미련없이
확  버리고  나니  체중감량까지  됐데이~

난  실력도  없지만  특히  지방대회는
요것  저것  준비합답시고  더  움직여인지  더  기록이  바닥이야,
그야말로  소 뒷걸음치다  쥐잡는격으로  시상타지, ㅎ..

팔방미인  홍현분! 힘!

김영준님의 댓글

김영준 작성일

완주기 너무 잘읽었구요  저또한 좋은 구경 잘하고왔습니다.
 홍현분님은 100회 완주하실때쯤 대회완주기모아 내인생마라톤 자서전 하나내면 어떨런지요...(너무 멋질것같은데)
 저도 언제한번 홍현분님 동반주한번해서 한줄 채워봐야G......
 지금처럼 항상 마음비우시고 즐런 하시다보면 부상도없고,입상도하시고
 일거양득 아니겠습니까...
 저는 진안대회 종합2위인줄 알았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연대별을 가리셨군요 ㅋㅋ
 (농담이에요)  항상 행복하세요...(^&*) 홍현분 님 힘ㅁㅁ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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