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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후의 완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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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현분 댓글 6건 조회 2,293회 작성일 08-01-2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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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배울때는 운전 잘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위대해 보이고 부럽기가 한량이 없다. 면허증이 따끈따끈한 병아리 왕초보 운전을 할때는 온 팔과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후진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럽고 멋져 보이던지... 난 언제나 저렇게 주차를 할수가 있을까 했던 것처럼 맨처음 마라톤을 접했을때의 풀코스 완주자들은 내게는 정말이지 나와는 동떨어진 특별한 도인처럼 여겨졌다

어릴때 시골에서 학교 다닐때 걸어 다녔던 4k도 1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그 거리의 10배가 넘는 거리를 어떠케 걷는것도 아니고 뛸수가 있을까?..참 이상한 사람들도 다 있네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하루이틀 따라 하다가보니 오히려 남들보다 많은 횟수?..80번을 넘게 완주를 했다. 물론 더 마니 완주한 사람들도 많지만....

완주 횟수가 늘면서 자연히 100회를 꿈꾸기 시작했는데 만약에 내가 100회를 달성했을때 백회를 달성키 위한 최고 고비를 꼽으라면 지난 11월12일~올1월 상순까지의 두달간일 것이다.그만큼 지난 두달간은 천지 사방이 안보이는 안개속에 혼자 서있는 느낌이었고 새해 소망과 다짐을 위해 꿈을 꾸기는 커녕 평소에 하던 운동도 다 접어야 했다.

갑작스런 질병으로 인한 의욕 상실과 떨어지는 자신감을 그냥 감당해야하는 마음이 더 힘이 들어서 설겆이를 하다가도,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참 많이 울고 다녔다.그러다가 의사의 희망적인 진단으로 내 마음의 안개와 먹구름은 밝은 햇살로 바뀌었다

내안의 열정의 불씨에 다시 불을 지피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나태해지려는 습관에 채찍도 가하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몸 컨디션은 정상적인 회복이 되진 않은채로 지난 일욜에 난 고성 마라톤에 참가를 해서 실패의 쓴 잔을 마시고 말았다

출발하면서부터 몸이 천근만근...사하라, 고비 사막에서 13k나 되는 배낭을 메고 망망대해 같은 뜨거운 사막을 달릴때보다 몸이 더 무거움에, 아~ 오늘은 완주를 못하겠구나 하며 자꾸 쳐지기만 하다가 수많은 지인들이 그동안 왜..안 보였느냐며 인사를 하는데 80회이상을 뛰면서 듣기 싫은 인사란 인사는 그날 다 들었을 것이다ㅉ"사막의 철녀가 오늘은 왜 천천히 뛰나? 연막전인가?"

거의 걷는 수준으로 뛰는데도 몸은 더 무겁고 숨은 사정없이 차오고, 기침은 아직도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오늘은 하프만 뛸 거니까 먼저 가십시요 하면 "에이..그러다가 후반에 잡으려구 하는거 다 알아" 위로를 하는건지 원..."그래두 철녀의 저력이 있쥐 포기하면 쓰나.." 차라리 아는체를 하지나 말았으면 좋으련만...

두달간의 공백이 나를 이러케도 망가지게 만들었구나 실감하고 받아들이면서도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우울하기 그지없이 무겁게 가는데 엉덩이가 유난히 서양 여자 뺨치게 소쿠리를 엎어 논 것처럼 큰 여자가 실룩실룩~흔들며 나를 앞질러 가고 평소에는 "언니 매주 뛰는데도 몸이 어찌 그리 가볍게 잘 뛰어요" 하던 후배도 인사를 하며 앞찌르고 나만 보면 이름을 몰라서 "이뿐 언니 화이팅"을 외치며 늘 뒤에서 달리는 런클의 김성수씨도 겨우겨우 뛰고 있는 내게 같이 가보자며 손목을 잡아 끌어 준다

아무리 손을 잡고 끌며 천천히 가자해도 따라 가지를 못하겠어서 먼저 가시라 보내고 걷는데 누군가 뒤에서 등을 주물러 주며 "와 이카는데?...워디 아파요?"해서 누구야? 하며 돌아보니 부산 갈매기 아저씨다 너무 고맙습니다 근데 먼저 가세요 하고는 자꾸 돌아보는 아저씨가 안 보일때쯤 25k에서 결국엔 회수차에 올라 타는데 내마음을 아는양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포기한걸 후회? 못할만큼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내가 다시 풀코스를 뛸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더없이 우울했다 그래도 다시 시작해보자며 오뚜기처럼 나를 곧추 세우려는데 25k밖에 안뛰었는데두 100k를 뛴 것처럼 다리 근육이 아우성을치며 아프다고 데모를 한다.

어쩔수없이 월욜 하루를 꼬박 쉬고는 화욜 13k,수달15k 금욜 홀로 21k(화장실 찾느라 본의 아니게 마니 뜀) 토욜 가볍게 등산 1시간 40분 하고는 휴식후 어제 대회를 나가서 뛰는데 두달을 아픈 상태에서 숨쉬기만 간신히 하던 몸 컨디션이 그리 단 시일내에 가벼워질리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Gㅉㅉ

도대체 보이지않는 쇳덩어리를 다리와 등짝에 메고 뛰는것만 같고, 마음은 썹쓰리 몸은 딱 5시간 속도다. 뒤에서 출발한 후배들 둘(울산 장재근,이용민)이 같이 가자기에 잘 됐다 싶어서 오늘은 나좀 끌고 가주라 했더니 흔쾌히 동반주를 해준다.

앞서가다가 쳐지면 돌아보며 기다리고 화장실을 가면 스트레칭하며 기다리는등...빨리 가고 싶기도 할텐데 고맙고 미안했지만 두 후배들 덕분에 무겁고 힘들어도 즐겁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수 있었던것이 비온 뒤의 맑음처럼 한없이 기쁜 하루였다. 기록은 4: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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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런클김성수님의 댓글

런클김성수 작성일

중랑천 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고성에서 25km지점 헤어진 후 나머지 17km가 악몽?으로 스쳐 지나갑니다

같이 뛰었으면 덜 힘들었을텐데....

뒷꿈치는 곪아 아프고 배고프고 졸립고 겨울비는 내리고....

123회 뛰면서 젤 힘들었던 대회중 하나로 기억할 겁니다

중랑천 멋진 재기를 축하합니다

이쁜언니 힘!홍현분님 힘!


김성수

오석환님의 댓글

오석환 작성일

항상 밝고 씩씩해보였는데, 아무도 모르게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었군요...
뭔지는 몰라도 의사의 희망있는 진단이라 했으니 모든게
잘풀리고 예전보다 더욱 더 건강해지리라 믿습니다.
홍현분 히~~~임!!!

김순옥님의 댓글

김순옥 작성일

존경하는 현분씨! 항상 밝고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던 그대가 어찌그리 ㅎㅎㅎㅎ
허나 난 그대를 한없이 우러러 본다오 이지가지로.....
뒤돌아 보며 자신을 추수릴줄도 아는 예뿐마음
그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또한가지 이유가 됬답니다.
완주 축하드리고 헐레벌떡 뛰따라가는 이 언니를 생각하여
천천히 달려주길 바라오.

박세현님의 댓글

박세현 작성일

웬만해선 장문의 글은 대충 읽는둥 마는둥
스킵하는 습관이 있는 데..

현분님의 글은 두번만의 시도끝에..뭔가 있는 거 같아..
지루함을 꾹 참고 보았습니다.

마치, 100회 완주기처럼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철녀'라는 단어가 딱 맞는 표현이겠지요.

아무쪼록 몸관리.. 잘 하시고..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니깐

연속 완주보다는 한주씩 건너
또는 한달에 1~2회 정도 뛴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기록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을 듯합니다..

현분님의 마라톤 사랑과
100회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지만서도...

마라톤보다는 "건강"이 우선입니다..

평생할 운동이니..천천히 하셔요..  ^!^

100회 신화창조 박세현.



김정석님의 댓글

김정석 작성일

엄동설한에 편치 않은 몸으로 또 한번의 완주의 탑을 쌓은 현분님 축하합니다.

차상원님의 댓글

차상원 작성일

홍현분 님이 이렇게 힘든줄 몰라습니다.
매주 백수남 참가 하셨는데  요즘 얼굴이 보이지 않아 궁금했는데요.
고성에서 철인 완주는 기본으로 생각 했는데 완주 못해 아쉬워는데.
이번 중량천 에서 우리 오건주님 100회 완주기념 참석하여 끝까지 좋은 목표로 완주하여서  너무좋습니다 .
빨리 몸이 완쾌하여 옛날 같이 좋은 기록으로 100회 철인 되십시요.100회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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