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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실려간 새해 첫날 마라톤대회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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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성범 댓글 9건 조회 2,176회 작성일 08-01-01 09:51

본문

2008년도 카운트 다운을 달리는 차 속에서 들었다.
2008년 1월 1일 0시에 풀코스대회가 여의도에서 열리는데 그만 지각을 하고 만 것이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마누라와 대회 참가문제로 약간의 다툼이 있어서 참가가 늦어졌다.
새해 벽두부터 마라톤대회에 나가는 것을 마누라가 좋아할리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주말이면 대회다 연습이다해서 집에 잘 있지 않다보니 그동안 나에게 쌓인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이쯤되면 내가 포기하고 대회를 참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 날은 100회 마라톤 시무식도 있는 날이어서 많은 회원들이 참석을 하리라는 생각에 대회 참가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 놈의 마라톤이라는 것이 뭔지. 마누라와 싸워가면서까지 대회를 참가해야 하는지 나 자신이 이미 마라톤에 중독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의지가 확고함을 안 마누라는 어쩔 수 없이 나를 보내 주었다. 그 바람에 집에서 밤 11시 40분이 되어서야 나 올 수 있었다. 내가 아무리 차를 빨리 몰고 가도 대회 시작 시간인 0시까지는 대회장에 갈 수 없었다. 다행히 차가 안 막혀서 대회장에 도착하니 풀코스는 이미 출발하였고 하프코스가 곧 출발할 시간이었다. 약 5분 정도 늦게 도착하여 나는 이내 몸도 풀 겨를도 없이 출발하였다.
집에서 워낙 급하게 나오다보니 옷도 못 챙겨오고 반바지에 얇은 긴팔티에 100회 민소매티만 걸쳐 입고 장갑만 끼고 모자도 못쓰고 대회 참가를 하였다.
다른 풀코스 주자들보다 약 5분 늦게 출발한 관계로 하프 주자와 같이 출발했다. 그 바람에 풀코스 후미 주자들을 하나둘씩 앞질러 나갈 수 있었다. 역시 100회 회원들이 과반수는 차지할 정도로 많이 참가하였다. 다른 클럽은 수원마라톤클럽에서 단체로 많이 참가한 듯 했고 추운 날씨 탓에 참가자가 많지 않았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풀코스 참가자 수가 100명이 조금 넘을 정도였다.
날씨는 왜 그리도 추운지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 생각 되었다. 새벽 0시면 가장 추울 때 아닌가. 이 밤에 잠도 못자고 뛰다니 오늘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가 대단한 마라토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바지 차림으로 참가한 참가자는 아마도 나밖에 없었다. 모두가 추운 날씨를 대비해 모자와 방한복을 갖춰 입고 뛰고 있었다. 그에 비하면 나의 옷차림은 너무도 허술했다. 내가 지나갈 때마다 나를 아는 동호회 회원들은 나의 이름을 불러주며 "화이팅! 신성범!"을 외쳐 주었고 춥지 않냐면서 걱정해 주었다. 동호회 회원이라는 사실하나만으로도 가족과 같이 생각해 주는 회원들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도 고마웠다.
너무 급하게 출발하느라 시계의 랩타임도 맞추지 못했다. 또 가다가 맞추려고 하니 손이 얼어서 시계 작동을 못해서 내가 어느 정도의 페이스로 달리는지도 감을 잡지 못했다.
하프까지는 추웠지마는 달릴만 했다. 바람도 뒤에서 불어 주어서 달리는 가속도도 났다. 계속 추월을 하고 앞질러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하프를 넘어서자 앞바람
강풍이 더욱 거세 지면서 온몸이 얼어 붙는 것 같았다. 반바지에 얇은 티를 입고 뛰었으니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머리에 모자를 쓰지 않아 혈압이 마구마구 올라가면서 머리가 아파왔다. 또 늦은 저녁을 먹고 참가하다보니 속까지 쓰려왔다. 도저히 참지 못해 길옆 풀숲에서 큰 실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참가자가 적다보니 앞에 달리는 주자도 보이지 않았다. 하프 반환점을 통과할 때 내 앞에 가는 주자들이 많이 보였는데 어느새 앞서 나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추운 날씨 탓에 자원봉사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어두운 밤길을 외롭게 달렸다. 지금까지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렇게까지 혼자 달려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1km마다 구간 표시가 되어 있어서 내가 얼마의 거리를 달려 왔는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을 체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려 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참을 달려 마지막 4km쯤 남았을 때 앰블런스 차가 보였고 그차가 힘들게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경적을 두번 울렸다. 차에 타라는 신호였다. 하지만 탈 수가 없었다. 이제 고작 4km만 뛰면 완주를 할 수 있는데 차에 타고 가다니 나의 자존심은 용납하지 못했다.
마지막 4km는 그야말고 악으로 깡으로 달려서 완주했다.
골인지점에 도착했을즈음 100회마라톤 회원인 윤태수님이 나를 앞지르며 나를 부축해주고 난롯가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서 급격한 체온저하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나는 앰블런스를 불러 가까운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갔다.
정말이지 위험한 순간이었다. 체온이 무려 4도나 내려갔다고 한다.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병원에 초착하고 1시간 넘게 한참을 누어서 링겔 주사를 맞고 따뜻한 담요를 덮고 몸을 데워 주니 체온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병원에서는 더 안정을 취하고 하루 정도는 링겔 주사를 맞고 회복해야 된다는 것을 나는 100회 시무식도 있고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나가야 된다고 우겨서 병원을 나왔다.
병원을 나와서 100회 시무식 장소에 오니 많은 100회 회원들이 이미 내가 병원 응급실에 갔다온 사실을 알고 걱정과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나는 크나큰 교훈을 얻었다.
첫째 겨울철에 달릴 때에는 항상 체온유지에 신경을 쓰고 보온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둘째 아무리 나이가 젊고 건강하다고 해도 누구든 쓰러질 수 있으므로 철저하게 안전을 생각해서 달려야 하며 본인이 위급하다고 판단시에는 즉시 대회를 중지하고 응급차를 불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모든 달림이들은 본인 스스로 건강을 지키며 너무 무리하게 달리지 않아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참고: 대회완주기록 03: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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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런클김성수님의 댓글

런클김성수 작성일

새해 첫날부터
큰일 날뻔 했습니다

2005년 구세군마라톤때 한강칼바람,눈밭속에 미끄러지고
손발이 꽁꽁얼고 스톱하면 얼어죽을것 같아
얼어죽지 않으려 똥빠지게 뛰어 완주햇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철엔 절대 보온유지 안전하게 뛰는게 좋습니다
자기자신 본인이 자기의 몸상태를 젤 잘알겠지요

달리는 주로에선
자기 몸은 스스로 본인이 잘 챙겨야 합니다

몸 잘 추스리고
2008 새해 건강한 모습으로~~~
쭈욱~~
달리자고요


런클맘만오빠
김성수

김영수님의 댓글

김영수 작성일

그 정도로 끝난게 천만다행입니다.
올 한해 액땜한 샘 치시고 좋은 새해 되세요.

오석환님의 댓글

오석환 작성일

이제 이런 대회는 만들지도 말고 100회 시무식을 빙자한
대회 참가도 권유하지 맙시다~~~~~~~~
개인참가는 말릴수 없지만.

한해 열리는 대회가 얼마나 많은데, 집에서 욕먹어가며
이런 대회에 위험하게 참가를 해야하는지, 좀 안타깝습니다.

신성범님, 고생하셨고, 몸조리  잘하십시오.


김창희님의 댓글

김창희 작성일

날씨가 너무 추워서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형님에게 그런 일이 생겼군요. 그래도
천만 다행입니다. 몸 잘 추스리십시요.. 힘!!

홍석배님의 댓글

홍석배 작성일

저도 겪어본 일이지만 그 고통은 생전 처음 느낀
고통이라 뭐라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이죠 그래서
저는 동절기에 안 뛰고 있습니다. 체력도 그렇고
또 그런 상황에 대처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되
웬만하면 대회 참가를 안 하지만 꼭 뛸때는 돈,방한옷,편한 레이스
를 지키며 완주를 합니다.
다행히 신성범 님도 큰 경험을 겪고 회복을 했는데 앞으로
이번 일 때문에 안전한 겨울 달리기를 하기를...

이윤희님의 댓글

이윤희 작성일

무사하게 시무식 참석하시고 귀가하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대회를 기획, 진행한 저로서는 상당히 긴장되고 초조한 시간의 연속이었지요.
3km 쯤 남겨두고 진행요원이  "이런 복장을하고 달리는 분이 있는데.." 하여 구급차를 타고 직접 가보았습니다.

제가 구급차 마이크로 괜찮으시냐? 혹시 중지하셨으면 한다.. 등등 조언을 드렸는데 달리시겠다는 의지가 강하시더군요.
또한 그 뒤에 있는 구급차에게도 마지막까지 잘 관찰하고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하였지요.
초조,불안하면서도  같이 달리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강권하지는 못하였지만 나중에  응급실로 모시고 나서 "그 때  내가 좀 더 엄격하게 했어야 하는건데.." 라는 반성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여튼 서로 귀중한 교훈을 안기고, 추운 날씨속에도 완주하신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운  하루였습니다.

Muscle guy
이윤희 올림.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본인생각만    과신하여  대회에  임하는
주자들    반성하셨겠지만...

최고로  추운  날씨라고  연속  방송한데도
주체측에선  보온통  물하나  주로에  준비  안하셨는지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얼음있는  물로  간신히  목만  축이어도  배가  아픈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정말  이만하길  천만  다행입니다.
주체측은  더욱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박청우님의 댓글

박청우 작성일

새해 첫날 한강변을 달리게 해주신 이윤희 회원님 감사합니다.
달리는 우리보다 진행자, 자봉자가 더 춥고 힘들었음을 압니다.
미처 예측치 못한 추위로 고생좀 하였지만 성취감이 더 큽니다.
내년에도 다시 한번 달렸으면 합니다.

김만호님의 댓글

김만호 작성일

새해 첫 대회이며  0시의 출발이라 혹한의 날씨를 무릅쓰고 참가했지만,
가혹한 날씨에 호기를 부린것에 후회를 아니 할 수 없었습니다.

겉옷을 네겹이나 입고서도 추위에 떨었건만 간편 복장으로 대회를 임했는지
천만 다행으로 큰 변은 피해갔지만 차후에는 좀더 신중하게 대처 했으면 합니다.

주로에 제공된 음료가 얼음이였고 준비해간 보급 젤마저 손이 곱아  섭취 할 수 없었는데 달리는 것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대회는 생각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최소한 입가심을  할 수 있는 더운 물이라도 공급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습니다.

이름
완주
최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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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완주
최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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