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BI MARCH완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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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현분 댓글 1건 조회 2,228회 작성일 07-07-09 10:43본문
6/17(일) STAGE1
오늘부터는 대회가 시작 된다
새벽 6시 40분에 일어나서 바쁘게 양치 세수 식사 화장실등등..무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운동장으로 나가 보니 아주 어린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이 들뜬 분위기로 모여 있고 그 앞에는 우리 STAFF들과 주자들이 있는데 주최측에서 학교를 빌리고 그 댓가로 책과 축구공을 기증하는 행사를 치르고 있어서 나도 구경을 하며 꼬마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젯밤에 비가 와서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하얀 뭉게 구름도 더 눈부시고 키큰 포플러 나무 잎새는 반짝반짝...빛을 발하며 우리를 환영하는듯 하다. 맑고 밝은 아침 햇살과 살랑이는바람,사막의 청정 공기를 깊게 들이 마시며 긴장을 풀어 보려 심호흡을 한다
마을 주민들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춤과 악기로 환영하고 우리는 각자의 비장함으로 출발선에서 대기하며 서로 사진을 찍는다 우리 한국팀도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고, 오늘부터 끝나는 날까지 건강하게 완주하기를 하나님께 마음속으로 간절한 기도를 하며 기다리다가 10시 35분에 함성과 함께 드디어 출발한다
오늘은 38km를 뛰게 된다. cp는 대략 10k마다 하나씩 있는데 그곳에서는 선수들의
번호를 적고 물을 한병씩 주면 우리들은 받아 마시고 각자 집에서 가져간 작은 물병이나 주머니에 담아서 다음 cp까지 마시면서 달리는 것이다. 출발 하자마자 선두 그룹은 힘차게 뛰어 나가는데... 난 천천히 뛰자 첫날부터 오버해서 힘 빼지 말자는 다짐으로 체면을 건다
그런데 컨디션이 참? 이상하다 첫날 출발부터 힘이 없다 등에 배낭을 메서 빨리 뛸수도 없지만 그래도 천천히 달려야 하는데 마음뿐 맥이없고 어지럽고 편두통이 심해서 빙빙...도는것만 같다 어젯밤 자기전에 고도를 재보니 해발 2천M가 넘었는데 이것이 고산증?인가!! 지레 겁먹은 탓일까? 마음은 뛰고 싶어서 뛰기를 시도해 보다가 이내 걷는다 이러면 안되는데...자신감이 뚝뚝~떨어진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다들 잘 가는데 나만 왜? 못가고 뛰다 걷다를 반복 할까?
오른쪽은 시멘트를 약간 풀어 놓은듯 한 회색빛 계곡물이 레프팅을 하면 딱 좋을만큼 거세게 흐르다가 소용돌이치는걸 보면 덩달아 더 어지럽기도 하고, 마을로 들어가면 밀 보리밭도 있고 맑은 또랑물도 흐르고 주민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뛰는 우리를 보고'할로..알로'하며 인사를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은 온통 황량한 황토빛 바위로 둘러싼 생명체가 전혀 없는 산악 사막이다. 1시간 30분만에 1cp를 겨우 지나고 나니까 조금씩 적응이 되는것 같아서 뛰는데 40분쯤 간후에 벌써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는것 같고 통증이 생긴다ㅋ 첫날부터 물집??...바로 배낭을 내려놓고 발가락에 바세린을 듬뿍 바르고, 양말을 갈아 신고 부지런히 가는데 안무가인 강수동씨가 쫓아와 강을 낀 가파르고 날카롭고 위험한 코스를 다행히 동반주하며 가다가 송경태(시각장애인)님을 걱정했다
고비 사막.. 오른쪽은 강물, 뛰는 길 위로는 완전한 바위산악,꼭대기에는 눈이 덮혀 있는...눈과 산악, 뿌연 회색빛 계곡과 맑은 또랑물이 흐르는 문명을 모르는 마을(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 후반쯤으로 되돌아간 듯한)과 눈빛이 맑은 아이들...초원과 쭉~뻗은 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원색의 갖가지 이름모를 들꽃과 양, 소,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사하라 사막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사하라에서는 초록빛이 너무 그리워서 더 갈증이 났는데 이곳은 높은 산악으로 된 황토 바위 사막이 있지만 그 밑으로는 크레파스로 그려놓은 듯한 서정정인 풍경이 뛰면서, 흑백 사진속의 빛바랜 어릴적 내 모습이 순수하게 웃고 있는듯한 착각을 할때는 이곳이 고향같은 생각에 빠져
낯선 고독도, 배낭의 무게도, 힘든 고통도 잠시 잊는다
그러다가 배낭의 무게가 다시 어깨를 짓 누르는게 너무 힘들어 `아! 힘들어'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바위 위에다 배낭을 내려 놓고 물을 마시며 뒤를 보면, 뛸때는 아무도 없는것 같아도 쉬고 있을때는 어느새 뒤에 오는 주자에게 금방 추월을 당한다.ㅋ산악 사막이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오르막 내리막도 계속 이어지는데 그래도 제일 위험한 계곡 옆을 강수동씨와 같이 가서 참 행운이었다 계속 같이 가지 못하고 중간에 먼저 뛰어 가서 미안하긴 하지만...
마지막 cp에서 몇키로 남았냐고 하니까 6k라 하는데 왜 그러케 기분이 좋은지...
어디서 힘이 나는지 쉬지않고 뛰어 들어 가는데 키크고 덩치 좋은 외국 남자들도 걸어 가는이들이 참 많다. 보기에는 있는건 힘밖에 없을것 같은데...천천히 뛰어도 걷는 사람들을 추월하면서 잘난척?도 한다. 되지도 않는 짧은 영어로 함께 가자고..ㅎ
내가 걸을때 누군가 아는척을 해주면 낯선 이곳에서는 고마움의 의미가 백배 천배란걸 서로 말은 안해도 모두가 알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더 힘든 주자에게는`YOUR OK?'하며 인사를 하고 관심을 보이며 도와 주려 하는 법도 배운다. 삭막하고 황량한 사막일지라도... 38K를 5시간 54분에 골인.. THE TAJIKS 15라고 쓰인 하얀 천으로 된 우리 텐트를 가니 내가 5번째로 들어온 것 같다. 배낭을 분당의 주환씨가 받아 주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아~힘들어' 하며 아무것도 못한채 누워 버렸다 이렇게 힘든걸 왜..할까?ㅉ
오늘부터는 대회가 시작 된다
새벽 6시 40분에 일어나서 바쁘게 양치 세수 식사 화장실등등..무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운동장으로 나가 보니 아주 어린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이 들뜬 분위기로 모여 있고 그 앞에는 우리 STAFF들과 주자들이 있는데 주최측에서 학교를 빌리고 그 댓가로 책과 축구공을 기증하는 행사를 치르고 있어서 나도 구경을 하며 꼬마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젯밤에 비가 와서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하얀 뭉게 구름도 더 눈부시고 키큰 포플러 나무 잎새는 반짝반짝...빛을 발하며 우리를 환영하는듯 하다. 맑고 밝은 아침 햇살과 살랑이는바람,사막의 청정 공기를 깊게 들이 마시며 긴장을 풀어 보려 심호흡을 한다
마을 주민들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춤과 악기로 환영하고 우리는 각자의 비장함으로 출발선에서 대기하며 서로 사진을 찍는다 우리 한국팀도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고, 오늘부터 끝나는 날까지 건강하게 완주하기를 하나님께 마음속으로 간절한 기도를 하며 기다리다가 10시 35분에 함성과 함께 드디어 출발한다
오늘은 38km를 뛰게 된다. cp는 대략 10k마다 하나씩 있는데 그곳에서는 선수들의
번호를 적고 물을 한병씩 주면 우리들은 받아 마시고 각자 집에서 가져간 작은 물병이나 주머니에 담아서 다음 cp까지 마시면서 달리는 것이다. 출발 하자마자 선두 그룹은 힘차게 뛰어 나가는데... 난 천천히 뛰자 첫날부터 오버해서 힘 빼지 말자는 다짐으로 체면을 건다
그런데 컨디션이 참? 이상하다 첫날 출발부터 힘이 없다 등에 배낭을 메서 빨리 뛸수도 없지만 그래도 천천히 달려야 하는데 마음뿐 맥이없고 어지럽고 편두통이 심해서 빙빙...도는것만 같다 어젯밤 자기전에 고도를 재보니 해발 2천M가 넘었는데 이것이 고산증?인가!! 지레 겁먹은 탓일까? 마음은 뛰고 싶어서 뛰기를 시도해 보다가 이내 걷는다 이러면 안되는데...자신감이 뚝뚝~떨어진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다들 잘 가는데 나만 왜? 못가고 뛰다 걷다를 반복 할까?
오른쪽은 시멘트를 약간 풀어 놓은듯 한 회색빛 계곡물이 레프팅을 하면 딱 좋을만큼 거세게 흐르다가 소용돌이치는걸 보면 덩달아 더 어지럽기도 하고, 마을로 들어가면 밀 보리밭도 있고 맑은 또랑물도 흐르고 주민들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뛰는 우리를 보고'할로..알로'하며 인사를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은 온통 황량한 황토빛 바위로 둘러싼 생명체가 전혀 없는 산악 사막이다. 1시간 30분만에 1cp를 겨우 지나고 나니까 조금씩 적응이 되는것 같아서 뛰는데 40분쯤 간후에 벌써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는것 같고 통증이 생긴다ㅋ 첫날부터 물집??...바로 배낭을 내려놓고 발가락에 바세린을 듬뿍 바르고, 양말을 갈아 신고 부지런히 가는데 안무가인 강수동씨가 쫓아와 강을 낀 가파르고 날카롭고 위험한 코스를 다행히 동반주하며 가다가 송경태(시각장애인)님을 걱정했다
고비 사막.. 오른쪽은 강물, 뛰는 길 위로는 완전한 바위산악,꼭대기에는 눈이 덮혀 있는...눈과 산악, 뿌연 회색빛 계곡과 맑은 또랑물이 흐르는 문명을 모르는 마을(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 후반쯤으로 되돌아간 듯한)과 눈빛이 맑은 아이들...초원과 쭉~뻗은 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원색의 갖가지 이름모를 들꽃과 양, 소,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사하라 사막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사하라에서는 초록빛이 너무 그리워서 더 갈증이 났는데 이곳은 높은 산악으로 된 황토 바위 사막이 있지만 그 밑으로는 크레파스로 그려놓은 듯한 서정정인 풍경이 뛰면서, 흑백 사진속의 빛바랜 어릴적 내 모습이 순수하게 웃고 있는듯한 착각을 할때는 이곳이 고향같은 생각에 빠져
낯선 고독도, 배낭의 무게도, 힘든 고통도 잠시 잊는다
그러다가 배낭의 무게가 다시 어깨를 짓 누르는게 너무 힘들어 `아! 힘들어'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바위 위에다 배낭을 내려 놓고 물을 마시며 뒤를 보면, 뛸때는 아무도 없는것 같아도 쉬고 있을때는 어느새 뒤에 오는 주자에게 금방 추월을 당한다.ㅋ산악 사막이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오르막 내리막도 계속 이어지는데 그래도 제일 위험한 계곡 옆을 강수동씨와 같이 가서 참 행운이었다 계속 같이 가지 못하고 중간에 먼저 뛰어 가서 미안하긴 하지만...
마지막 cp에서 몇키로 남았냐고 하니까 6k라 하는데 왜 그러케 기분이 좋은지...
어디서 힘이 나는지 쉬지않고 뛰어 들어 가는데 키크고 덩치 좋은 외국 남자들도 걸어 가는이들이 참 많다. 보기에는 있는건 힘밖에 없을것 같은데...천천히 뛰어도 걷는 사람들을 추월하면서 잘난척?도 한다. 되지도 않는 짧은 영어로 함께 가자고..ㅎ
내가 걸을때 누군가 아는척을 해주면 낯선 이곳에서는 고마움의 의미가 백배 천배란걸 서로 말은 안해도 모두가 알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더 힘든 주자에게는`YOUR OK?'하며 인사를 하고 관심을 보이며 도와 주려 하는 법도 배운다. 삭막하고 황량한 사막일지라도... 38K를 5시간 54분에 골인.. THE TAJIKS 15라고 쓰인 하얀 천으로 된 우리 텐트를 가니 내가 5번째로 들어온 것 같다. 배낭을 분당의 주환씨가 받아 주는데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아~힘들어' 하며 아무것도 못한채 누워 버렸다 이렇게 힘든걸 왜..할까?ㅉ
댓글목록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완주기만 읽어도 설레이고 멋지다!
다시한번 완주를 축하하면서 조심스레 사막의 꿈,
꿔본데이~~~~
열정의 도가니로 몰입시킨 홍현분님의 글 잘 읽고 감동먹어
오늘 점심식사는 생략~~~ㅋㅋ..
홍현분님! 힘!!
100회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