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BI MARCH완주기(5)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현분 댓글 1건 조회 2,426회 작성일 07-07-11 07:26본문
6/19(화) STAGE3 Mountein day
순박하고 정 많은 민가에서 하룻밤을 편안하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촛불을 들고 불을 밝혀 준다. 아주 어릴적 우리나라 촌가의 인심처럼 인자한 미소가 참 다정하고 푸근하다. 일행 모두 아침을 먹고 잠자리를 정리하고 짐을 꾸려서 배낭을 싸느라 분주하게 떠날 채비를 하는데 말은 안 통했지만 눈빛만으로도 인정이 많았던 이곳 식구들하고 헤어지는게 못내 서운해 중국말로 감사 인사를 정중하게 하고 뒤돌아 자꾸 손을 흔들면서 서둘러 나왔다. 개인적인 관광이라면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발 준비를 하고 대기하는데 3800M의 고산? 때문에 긴장과 걱정이 더 된다. 우리 일행들도 내 컨디션을 물어보며 염려를 해주고, 닥터인 최선배는 숨을 쉬기 곤란하면 무조건 뒤돌아 하산하라고 충고를 잊지 않는다. 그렇게 다시는 못올 이곳을 7시 50분에 무리에 섞여서 아쉽게 떠났다.
오늘 거리는 50km.. 출발하자 마자 오르막이고 마른 계곡이 이어진다 주먹만한 둥근 돌부터 호박덩이 같은 바위들이 깔린 길을 조심스럽게 디디며 걷는다 나무들도 건조한 곳에서 적응하느라 표면이 꼭 코끼리 엉덩이나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이상하게 거칠어서 만져 보기도 했다. 풀들은 선인장도 아닌것이 탱자 나무나 엉겅퀴 처럼 대부분 가시들이 많아서 잘 피하면서 가야 했다
다행히 나는 이번 고비 사막에서는 피부를 보호하려고 긴팔,긴 타이즈를 입어서 가시나무나 풀을 스쳐도 상처가 안났지만 짧은 런닝 팬츠를 입은 사람들은 가시에 스쳐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오르막이라 계속 걷는다.아무리 선두라해도 오늘은 높은산을 올라가기 때문에 모두가 걷고 있다 걸어도 뛰고 있는것처럼 숨이 차고, 맥이 없고 산소 부족으로 인해 온 근육에 힘이 빠진다
내가 이곳에 올때 지치면 낙타처럼 유유히 걷겠노라고 말을 하고 왔는데 정말 낙타처럼 천천히 걷고 있고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하게 내가 힘들어 하는게 느껴지고, 계속 뒤쳐지기만해서 거의 후미 구룹인것 같다. 그래 꼴등이라도 할수 없어. 오늘은 안전하게 3800M를 넘는게 더 중요 하니까...
높은산을 가는 거라서 cp도 산중턱에 하나 있고 맨 꼭대기 정상에 가서야 cp를 만날수 있다. 태산이 높다 하되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고 했던가!! 가도 가도 끝없이 올라가는 산,산,산..
그래도 천만 다행인건 날씨가 흐려서 내리쬐는 땡볕은 없다 그래서 땀도 덜나고.. 너무 신기한건 이 높은 산에도 흙 벽돌로 된듯한 집들이 드문드문 하나씩 있고 양이나 소,말떼들이 추운 고산이라서 납작하게 잔디처럼 깔려있는 풀들을 뜯어 먹고 그 동물을 지키는 목동들이 휘파람과 작대기로 몰고 있는데 양들은 별 특징이 없지만 소나 말들은 까맣고 털이 배 밑으로 축 늘어져 있다
높은 산을 오를때 산소 부족으로 숨을 못쉬고 헐떡이다가 폐에 물이 차면 가장 위험한거라면서 그 지경에 이르면 먹으라고 최선배가 준 약은 다름 아닌 비아그라 성분의 레비트라라는 약인데 비아그라보다 훨씬 비싸고 성능 좋은 약?이라며 엄청 아까워하며 안먹게 되면 반드시 반납을 하란다ㅋ 코딱지만한 그약 한알이 2만원 짜리 라나? 한국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나한테만 준건데 안 먹어도 반납 못하Gㅎ
꼴찌로 가도 오늘은 무사히 가기만을 기도하면서 힘겹게 가는데 아니 선수가 왜? 나를 만나냐고 누가 아는척을 하는데 보니 이동욱 선배다. 넉넉한 웃음만큼이나 나온 인격?에 여유있는 걸음으로 1cp까지 함께 동반주를 하는데 선수와 같이 가서 영광이라며 놀린다
cp에서 물을 실컷 마시고 양말도 갈아 신는데 쉴때 시간은 왜 그리 더 빠른지ㅋ..이선배가 먼저 가라해서 또 혼자 가는데 야릇한 파 냄새에 풀을 자세히 봤더니 달래처럼 가늘고 얇다란 파인지 풀인지 온통 주변이 다 파 인듯한 풀이 깔려있다.
먼데서 온 이방인은 힘은 들지만 신기한거 투성이다 새소리가 들리는듯해서 두리번 거리면 목동이 까만소 떼를 몰며 소 엉덩이를 작대기로 마구 때리고 창을 던지듯 던지면서 나는 걷기도 힘든 산을 비호같이 썹쓰리 속도로 뛰어 올라가는데 와~저 사람이 이 고비 대회를 뛰면 1등은 식은죽 먹기겠다는 생각에 한참을 구경하기도 했다.
한 스무 발자국 간신히 가서는 심장을 두손으로 감싸고 가만히 진정을 하고 조심조심 다시 발걸음을 떼고 다시 그만큼 가다가 꼼짝 못하고 그자리에 주저 앉기를 얼마나 했던지... 입술은 마르고 세상은 빙글빙글 돈다 너무 숨이차서 도저히 갈수가 없다 이러다가 내 심장이 멎으면 어떻하나 배낭을 내려놓고 쪼그리고 앉아서 허벅지로 가슴을 누르고 뒤를 돌아다보니 금강산 일만이천봉과 설악산 만물상,울산 바위들이 내가 외로울까봐 나를 따라 온건가?
높은산의 봉우리가 구름에 가리워 보이다 안보이다 하는데 천국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어쩌면 너울대는 저 구름은 천사의 하얀 날개는 아닐까!! 내 발밑에 이끼처럼 땅에 딱 붙어서, 춥고 높은 이곳에도 너무나 작고 예쁜 갖가지 색깔(하양,노랑,빨강,핑크,보라,자줏빛,미색)의 꽃들이 피어 있고, 눈속에 피어나는 에델바이스가 지천으로 깔려 솜털처럼 포근하게 나를 올려다 보고 살포시 웃어 주는듯 하다. 내가 혹시 천국에 와 있는건 아닐까? 손이 시려 곱은데도 이 감동을 수첩을 꺼내서 적는다
저 밑에서 올라오는 일본 아줌마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힘들게 오면서도 목청껏 노래를 하네. 반가운 이선배도 또 만나고, 나는 다시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러다가 다시 주저 앉고...내 머리위를 작은 새떼가 지져귀며 아름다운 비행을 한다 잔디인지 이끼인지 풀밭에 아예 다리를 펴고 헐떡이는데 초로의 미국 아저씨 세분이 나를 보고 너무 안쓰러웠던지 말없이 내 배낭을 들더니 일어나 가보라는 몸짓을 한다. 혼자 가기도 힘든 높은 산에서 나를 도와주는 고마움에 감격해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고 심장은 정신없이 요동을 친다 "아~하나님!! 도와 주세요 울면 안돼 울지마,울지마" 가슴을 감싸며 다시 앉아서 진정을 한다
동화에 나오는 투명 인간이 몰래 나를 번쩍 들어 정상에 놓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저 눈덮인 정상을 언제나 올라가나... 힘은들고, 고산증에 어지럽고 춥고 체온이 떨어져서 준비해온 얇은 오리털 자켓을 입고 올라가는데 정상 가까이 갈수록 만년설이 보이고 눈까지 온다 너무 힘들어 정신까지 아득한데 서울의 그리운 사람들이 스크린처럼 스친다.
꿈속인지 안개 속인지 뿌연 정상이 보이는듯 하고 목동의 휘파람 소리가 바람결에 피리 소리처럼 들린다 아!!!...정상에 나도 왔구나 세찬 바람에 눈은 오지만 안개와 구름이 스쳐서 더 환상적인 눈덮인 산 봉우리 봉우리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막힐듯 하다 출발한지 8시간만에 산소 부족으로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면서도 이렇게 나는 고비의 최고 고비를 넘긴 것이다
가장 높은 곳을 오를때 간간히 만난 이선배를 정상에서 다시 만나고 사진까지 찍게 된건 정말로 행운이었다. 갑작스런 오한에 덜덜 떨면서 황급히 내려오긴 했어도...눈발 흩날리는 산안개 자욱한 내리막길을 지그 재그로 종종종...짧은 보폭으로 뛰어 가다가 밑에는 비가 오겠지 싶어 갖고온 양산을 쓰고 내려 가는데 최명재 선배를 만났고, 괜찮냐고 염려를 하며 양산 쓴 나를 보더니 "와! 이 높은 산에서 양산을 쓸 생각을 하다니...과연 환상이다" 하면서 박장대소 한다
최선배에게 캔디 하나 전해주고 앞서서 가는데 갈수록 또 기운이 빠져서 배낭속 작은 포켓에 있던 행동식(초콜렛,캔디,파워젤,홍삼절편,얄리빵 조각과 살구,비타민)을 마구 먹었더니 좀 기운이 난다.그런데 산 밑으로 내려 오니 계곡물이 비 때문에 불어서 나를 못가게 막는다
어찌 물 색깔은 이리도 찐하고 탁한 황톳물인지....계곡물을 만날때마다 징검다리 찾아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평평한 바위에 앉아 운동화와 양말을 벗고 건넌후 다시 손수건으로 발을 닦고 양말과 운동화를 신으며 계곡을 열개도 넘게 건너는데 시간 낭비는 3시간 정도?
한 계곡물의 징검 다리에서는 내 짧은 다리로는 못 뛸것 같아서 안절부절 하는데 뒤에 오던 스코틀랜드 선수 남자 둘과 여자 한명이 폴을 던져서 여자를 건너게 도와 주고는 나한테도 던져준다는 몸짓을 한다.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없어서 손사레로 그냥 가라 하는데 때마침 뒤에서 원주민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가 뒤에 타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런 절호의 찬스에 나를 유혹하다니...
오토바이를 타고 쌩~건너고 싶은 생각이야 굴뚝 같은데 그러면 보기좋게 탈락? 내가 탈거라 여겼는지 앞서 건넌 외국 선수들이 뒤를 힐끗 쳐다보는데 오토바이는 그냥 혼자 건너고 나는 운동화를 벗었다. 나는 타고 싶었지만 내 어깨에 붙은 태극마크의 자존심을 보는이 없어도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참으로 낯설고 높은산을 넘어서 12시간 10분만에 양산을 다시 쓴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헤죽이 웃으며 천천히 심순애? 버전으로 걸어 들어가 완주 했다
순박하고 정 많은 민가에서 하룻밤을 편안하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촛불을 들고 불을 밝혀 준다. 아주 어릴적 우리나라 촌가의 인심처럼 인자한 미소가 참 다정하고 푸근하다. 일행 모두 아침을 먹고 잠자리를 정리하고 짐을 꾸려서 배낭을 싸느라 분주하게 떠날 채비를 하는데 말은 안 통했지만 눈빛만으로도 인정이 많았던 이곳 식구들하고 헤어지는게 못내 서운해 중국말로 감사 인사를 정중하게 하고 뒤돌아 자꾸 손을 흔들면서 서둘러 나왔다. 개인적인 관광이라면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발 준비를 하고 대기하는데 3800M의 고산? 때문에 긴장과 걱정이 더 된다. 우리 일행들도 내 컨디션을 물어보며 염려를 해주고, 닥터인 최선배는 숨을 쉬기 곤란하면 무조건 뒤돌아 하산하라고 충고를 잊지 않는다. 그렇게 다시는 못올 이곳을 7시 50분에 무리에 섞여서 아쉽게 떠났다.
오늘 거리는 50km.. 출발하자 마자 오르막이고 마른 계곡이 이어진다 주먹만한 둥근 돌부터 호박덩이 같은 바위들이 깔린 길을 조심스럽게 디디며 걷는다 나무들도 건조한 곳에서 적응하느라 표면이 꼭 코끼리 엉덩이나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이상하게 거칠어서 만져 보기도 했다. 풀들은 선인장도 아닌것이 탱자 나무나 엉겅퀴 처럼 대부분 가시들이 많아서 잘 피하면서 가야 했다
다행히 나는 이번 고비 사막에서는 피부를 보호하려고 긴팔,긴 타이즈를 입어서 가시나무나 풀을 스쳐도 상처가 안났지만 짧은 런닝 팬츠를 입은 사람들은 가시에 스쳐서 상처를 입기도 한다. 오르막이라 계속 걷는다.아무리 선두라해도 오늘은 높은산을 올라가기 때문에 모두가 걷고 있다 걸어도 뛰고 있는것처럼 숨이 차고, 맥이 없고 산소 부족으로 인해 온 근육에 힘이 빠진다
내가 이곳에 올때 지치면 낙타처럼 유유히 걷겠노라고 말을 하고 왔는데 정말 낙타처럼 천천히 걷고 있고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하게 내가 힘들어 하는게 느껴지고, 계속 뒤쳐지기만해서 거의 후미 구룹인것 같다. 그래 꼴등이라도 할수 없어. 오늘은 안전하게 3800M를 넘는게 더 중요 하니까...
높은산을 가는 거라서 cp도 산중턱에 하나 있고 맨 꼭대기 정상에 가서야 cp를 만날수 있다. 태산이 높다 하되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고 했던가!! 가도 가도 끝없이 올라가는 산,산,산..
그래도 천만 다행인건 날씨가 흐려서 내리쬐는 땡볕은 없다 그래서 땀도 덜나고.. 너무 신기한건 이 높은 산에도 흙 벽돌로 된듯한 집들이 드문드문 하나씩 있고 양이나 소,말떼들이 추운 고산이라서 납작하게 잔디처럼 깔려있는 풀들을 뜯어 먹고 그 동물을 지키는 목동들이 휘파람과 작대기로 몰고 있는데 양들은 별 특징이 없지만 소나 말들은 까맣고 털이 배 밑으로 축 늘어져 있다
높은 산을 오를때 산소 부족으로 숨을 못쉬고 헐떡이다가 폐에 물이 차면 가장 위험한거라면서 그 지경에 이르면 먹으라고 최선배가 준 약은 다름 아닌 비아그라 성분의 레비트라라는 약인데 비아그라보다 훨씬 비싸고 성능 좋은 약?이라며 엄청 아까워하며 안먹게 되면 반드시 반납을 하란다ㅋ 코딱지만한 그약 한알이 2만원 짜리 라나? 한국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나한테만 준건데 안 먹어도 반납 못하Gㅎ
꼴찌로 가도 오늘은 무사히 가기만을 기도하면서 힘겹게 가는데 아니 선수가 왜? 나를 만나냐고 누가 아는척을 하는데 보니 이동욱 선배다. 넉넉한 웃음만큼이나 나온 인격?에 여유있는 걸음으로 1cp까지 함께 동반주를 하는데 선수와 같이 가서 영광이라며 놀린다
cp에서 물을 실컷 마시고 양말도 갈아 신는데 쉴때 시간은 왜 그리 더 빠른지ㅋ..이선배가 먼저 가라해서 또 혼자 가는데 야릇한 파 냄새에 풀을 자세히 봤더니 달래처럼 가늘고 얇다란 파인지 풀인지 온통 주변이 다 파 인듯한 풀이 깔려있다.
먼데서 온 이방인은 힘은 들지만 신기한거 투성이다 새소리가 들리는듯해서 두리번 거리면 목동이 까만소 떼를 몰며 소 엉덩이를 작대기로 마구 때리고 창을 던지듯 던지면서 나는 걷기도 힘든 산을 비호같이 썹쓰리 속도로 뛰어 올라가는데 와~저 사람이 이 고비 대회를 뛰면 1등은 식은죽 먹기겠다는 생각에 한참을 구경하기도 했다.
한 스무 발자국 간신히 가서는 심장을 두손으로 감싸고 가만히 진정을 하고 조심조심 다시 발걸음을 떼고 다시 그만큼 가다가 꼼짝 못하고 그자리에 주저 앉기를 얼마나 했던지... 입술은 마르고 세상은 빙글빙글 돈다 너무 숨이차서 도저히 갈수가 없다 이러다가 내 심장이 멎으면 어떻하나 배낭을 내려놓고 쪼그리고 앉아서 허벅지로 가슴을 누르고 뒤를 돌아다보니 금강산 일만이천봉과 설악산 만물상,울산 바위들이 내가 외로울까봐 나를 따라 온건가?
높은산의 봉우리가 구름에 가리워 보이다 안보이다 하는데 천국도 이렇게 아름다울까? 어쩌면 너울대는 저 구름은 천사의 하얀 날개는 아닐까!! 내 발밑에 이끼처럼 땅에 딱 붙어서, 춥고 높은 이곳에도 너무나 작고 예쁜 갖가지 색깔(하양,노랑,빨강,핑크,보라,자줏빛,미색)의 꽃들이 피어 있고, 눈속에 피어나는 에델바이스가 지천으로 깔려 솜털처럼 포근하게 나를 올려다 보고 살포시 웃어 주는듯 하다. 내가 혹시 천국에 와 있는건 아닐까? 손이 시려 곱은데도 이 감동을 수첩을 꺼내서 적는다
저 밑에서 올라오는 일본 아줌마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힘들게 오면서도 목청껏 노래를 하네. 반가운 이선배도 또 만나고, 나는 다시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러다가 다시 주저 앉고...내 머리위를 작은 새떼가 지져귀며 아름다운 비행을 한다 잔디인지 이끼인지 풀밭에 아예 다리를 펴고 헐떡이는데 초로의 미국 아저씨 세분이 나를 보고 너무 안쓰러웠던지 말없이 내 배낭을 들더니 일어나 가보라는 몸짓을 한다. 혼자 가기도 힘든 높은 산에서 나를 도와주는 고마움에 감격해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고 심장은 정신없이 요동을 친다 "아~하나님!! 도와 주세요 울면 안돼 울지마,울지마" 가슴을 감싸며 다시 앉아서 진정을 한다
동화에 나오는 투명 인간이 몰래 나를 번쩍 들어 정상에 놓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저 눈덮인 정상을 언제나 올라가나... 힘은들고, 고산증에 어지럽고 춥고 체온이 떨어져서 준비해온 얇은 오리털 자켓을 입고 올라가는데 정상 가까이 갈수록 만년설이 보이고 눈까지 온다 너무 힘들어 정신까지 아득한데 서울의 그리운 사람들이 스크린처럼 스친다.
꿈속인지 안개 속인지 뿌연 정상이 보이는듯 하고 목동의 휘파람 소리가 바람결에 피리 소리처럼 들린다 아!!!...정상에 나도 왔구나 세찬 바람에 눈은 오지만 안개와 구름이 스쳐서 더 환상적인 눈덮인 산 봉우리 봉우리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막힐듯 하다 출발한지 8시간만에 산소 부족으로 온몸에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서 비틀거리면서도 이렇게 나는 고비의 최고 고비를 넘긴 것이다
가장 높은 곳을 오를때 간간히 만난 이선배를 정상에서 다시 만나고 사진까지 찍게 된건 정말로 행운이었다. 갑작스런 오한에 덜덜 떨면서 황급히 내려오긴 했어도...눈발 흩날리는 산안개 자욱한 내리막길을 지그 재그로 종종종...짧은 보폭으로 뛰어 가다가 밑에는 비가 오겠지 싶어 갖고온 양산을 쓰고 내려 가는데 최명재 선배를 만났고, 괜찮냐고 염려를 하며 양산 쓴 나를 보더니 "와! 이 높은 산에서 양산을 쓸 생각을 하다니...과연 환상이다" 하면서 박장대소 한다
최선배에게 캔디 하나 전해주고 앞서서 가는데 갈수록 또 기운이 빠져서 배낭속 작은 포켓에 있던 행동식(초콜렛,캔디,파워젤,홍삼절편,얄리빵 조각과 살구,비타민)을 마구 먹었더니 좀 기운이 난다.그런데 산 밑으로 내려 오니 계곡물이 비 때문에 불어서 나를 못가게 막는다
어찌 물 색깔은 이리도 찐하고 탁한 황톳물인지....계곡물을 만날때마다 징검다리 찾아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평평한 바위에 앉아 운동화와 양말을 벗고 건넌후 다시 손수건으로 발을 닦고 양말과 운동화를 신으며 계곡을 열개도 넘게 건너는데 시간 낭비는 3시간 정도?
한 계곡물의 징검 다리에서는 내 짧은 다리로는 못 뛸것 같아서 안절부절 하는데 뒤에 오던 스코틀랜드 선수 남자 둘과 여자 한명이 폴을 던져서 여자를 건너게 도와 주고는 나한테도 던져준다는 몸짓을 한다.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없어서 손사레로 그냥 가라 하는데 때마침 뒤에서 원주민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가 뒤에 타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런 절호의 찬스에 나를 유혹하다니...
오토바이를 타고 쌩~건너고 싶은 생각이야 굴뚝 같은데 그러면 보기좋게 탈락? 내가 탈거라 여겼는지 앞서 건넌 외국 선수들이 뒤를 힐끗 쳐다보는데 오토바이는 그냥 혼자 건너고 나는 운동화를 벗었다. 나는 타고 싶었지만 내 어깨에 붙은 태극마크의 자존심을 보는이 없어도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참으로 낯설고 높은산을 넘어서 12시간 10분만에 양산을 다시 쓴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헤죽이 웃으며 천천히 심순애? 버전으로 걸어 들어가 완주 했다
댓글목록
김정석님의 댓글
김정석 작성일
고비를 넘어 완주 하심을 축하합니다.
복 도 많으십니다.
부럽기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