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울트라완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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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현분 댓글 9건 조회 2,253회 작성일 07-05-30 10:38본문
이번에도 아들이 100일 휴가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와있었기 때문에 평상시에 매일가는 수영장도 안가고 달리기는 화욜에 한18km쯤? lsd를 하고, 수욜에 첨으로 백수남 훈련에 참가해서 참으로 필요한 언덕주 750m를 5회전하고 전혀 접해본적 없는 스트레칭을 했는데 그게 확실한 도움이 되어서 완주를 다할때까지 쥐가 니질 않았다
금요일 저녁에 아들을 부대까지 데려다 주면서 집에 도착하면 천천히 몸푸는 정도로 한 10k만 뛰어야지 맘 먹었지만 넘 피곤하고 기분이 다운돼서 뛰지를 못한채 대회 당일(5/26)을 맞았다.
경기도 광주 천진암 우산 청소년 야영지. 광주에 이런 오지가 있었다니...산속으로 산속으로 들어가는게 강원도인가 싶다. 경치 한번 좋네~ 나중에 차로 드라이브 하면서 꼭 다시한번 와 봐야쥐ㅎ
긴장되는 마음을 진정하려고 자꾸 딴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밥도 아점(아침겸 점심)으로 먹고 2시쯤 남편차로 가는데 배가 고팠다 가다가 퇴촌에서 점심?을 아니 저녁?인가.. 암튼 든든히 먹었다
출발지에 가니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각자 100을 뛰기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그 틈에서 나도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번호표를 달고 썬크림과 바세린을 바르고 비상 식량을 챙긴 배낭을 메고 무리에 섞여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두리번 거린다. 혼자 왔지만 혹시나 아는 사람 있을까? 있으면 밤에라도 동반주? 아니 몰래 따라갈 요량으로...
그래도 다행히 여기저기서 아는 사람들이 고맙게 인사를 해준다 그중에 백회 회원도 나 포함한 4명.박원요님,이규선님,김정석님.. 겨우 인사만 하는 정도였지만 여기서는 더 반갑다. 주최측에서도 출발전에 나와 박미란씨(사하라 사막에 같이 갔고 고비도 함께 가게 될 분당검푸 회원)를 호명 하더니 고비 사막 연습차 참가 한거라면서-출사표에 고비 연습주로 참가 한다는 뜻을 썼음-소개를 하는데 분당 검푸의 회원들이 박미란C 이름을 부르면서 환호성이다(혼자 온 나를 더 외롭게 하는 순간ㅠ 부러버 부러버)
하지만 어쩌랴 피할수 없으면 즐겨야쥐.. 외로운거 좋아하는이 없겠지만 나는 더더욱 외로운걸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많이 나가고 여자이다 보니 회원들에게 지방 대회는 함께 가잔 권장을 못한다ㅉ 오해의 소지가 될까 싶어서...그런데다가 마라톤이란 운동은 여자들이 별로 없어서 고독과 늘 동반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때는 100회가 참 좋다 외롭지 않게 오갈수 있으니까...
커피 한잔에 고독과 긴장,불안을 섞어 마시며 잠시 상념에 젖는데 앞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는다 유지성씨가 응원차 참가도 안하면서 와준 것이다. 고맙기도 하지(나 하나를 위한 응원은 아니지만 무지 반갑다) 이럴땐 바쁘고 분주한게 더 좋다는 느낌이 든다 고독을 느낄 겨를이 없으므로...다행히도 이런 생각은 뛰는 내내 하게 되었다. 오직 부상없이 완주해야지 하는 일념에 무서움을 느끼지 못했으니까ㅎ
해가 산 너머에 걸쳐서 길게 산 그림자를 만들며 '너 나도 없는 깜깜한 밤에 무슨 짓을 하려는 거니?'하는듯이 빠알갛고 넉넉하게 웃어 주는것 같은 6시에 함성과 함께 출발하는데 산 같은 언덕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사정없이 내려간다 여기를 마지막 안간힘으로 내일은 워찌 올라 올까를 염려 하면서...
그러케 장장 100키로는 시작이 되고 부디 부상없이 완주할수 있기를 틈틈히 기도하면서 천천히 뛰었다 특히 연습 부족으로 인해서 중간에 쥐가 나면 어쩔까를 젤 걱정을 하고 언덕은 무조건 걷는다. 빠른 걸음으로~ 내딴에는 빨리 걷는다고 걸어도 걸으면 남자들한테 뒤 쳐지고 뛰면 또 추월하고를 반복하면서...
혼자서 뛰는데 다행스럽게 간간히 주로의 동반주자들이 생긴다 재미있는건 내가 한 7분대를 계속 유지하면서 한결같이 뛰니까,남성 주자들이 따라오다가 여자 쫓아가다가 잘못하면 퍼진다고 따라오는걸 중단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럴때마다 재밌는 웃음을 마음으로 웃는다^^
출발해서 5k,10k를 지나는데 몸이 별로 무겁지가 않다 작년 북한강 울트라에서는 초반에도 무거웠는데?참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오버하지 말자 무리하지 말자 언덕은 무조건 걷자 힘이 남아야 맨 나중에 산같은 막판 깔딱 고개를 넘을수 있으니까, 힘을 아끼자며 내 자신에게 자꾸 다짐을 하고 체면을 건다
예전 같으면 내리막에서 사정없이 내 달렸는데 행여나 근육에 쥐가 날까봐서 내리막에도 대각선 주법으로 조심스럽게 몸을 사리며 한발한발 내 딛는다 7분대를 유지하니까 숨도 적당히 지치지 않을만큼 차고 딱~견디기 좋은 상태다 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기를 또 기도 하면서 뛴다. 이러케 50k까지 6시간 이내에 가야지.
그리고 80k까지는 10시간? 나머지 20k는 지칠테니까 몸 상태 되는대로 가더라도 12시간대에는 완주 할수 있겠지 하는 생각만 하고 또 하면서 사람들이 걸어도 계속 천천히 뛴다. 넌 걷지마... 뚜렷한 목표가 있으니까 걸으면 안돼 넌 할수있어, 할수있어,할수있어. 힘내..힘을내. 계속 마음을 다잡고 체면을 걸고 스스로에게 쇠뇌를 시키면서 뛰고 또 뛰어서 50k를 기분좋게 5시간 45분에 도착했다 드뎌 반을 무리없이 계획한대로 뛴 것이다
반환점이라 배추 된장국에 고기도 넣어서 밥을 주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주최측 자봉자들이 "여자 2등입니다 열심히 잘 완주 하십시요 대단 하십니다.근데 혼자 오셨습니까? 가능하면 남자분들하고 같이 동반주 하세요"라는 염려를 해주며 남자들한테는 안주는 초콜렛과 박카스를 여자라고 가려는걸 다시 불러서까지 챙겨 주는데 고마움을 다 전하지도 못한채 스트레칭 대충하고 12시 정각에 그냥 또 혼자 출발했다
내 다음 목표는 80k다... 이 컨디션대로 뛴다면 30k를 고개는 걷더라도 4시간내로 갈수 있을 것이다. 가자 뛰어보자 가다가 지칠때 지쳐도 해보는 거야 하는 다짐을 하면서 가고 또 간다. 광주에서 양평쪽으로 50k를 갔다가 다시 턴 하는 코스인데 경치 좋은 강가엔 모텔이 즐비하다
65k쯤 휘황 찬란한 모텔촌을 지나서 다시 한적한 곳으로 접어 드는데 웬 남자 두명이 만취된 듯이 갈G자로 흐느적 거리며 저 앞에서 내쪽으로 오는데 갑자기 머리가 차가워지면서 소름이 돋는다.때마침 앞뒤 모두 확인해도 깜빡이는 주자들도 안 보이고... 아~난 몰라 어쩌면 좋아!! 무섭다는 순간적인 생각과 동시에 반대편으로 간격을 두려고 길을 건넜다.
불안하고 겁먹은 상태로 하지만 겉으론 태연한척 계속 뛰었고 그리고 아무일도 없이 지나쳤지만 밤에 뛸때면 그런 순간들이 나는 가장 무섭다. 이러케 기골이 장대?한데도 여자라서 어쩔수가 없나보다ㅋ
댓글목록
홍석배님의 댓글
홍석배 작성일
연습도 중요하고, 자심감도 중요하고, 내 몸을 알고
느끼는 것도 중요 합니다. 어느 하나 새로운 것을 이루는데
필요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항상 준비된 몸으로 도전해서 부상 없이 고비도 무사히
완주 하시고 오시길 히~임
김상원님의 댓글
김상원 작성일정말 찬사를 보냅니다.너무너무 멋진 홍현분씨 100회 아자!아자!아자 힘입니다
김정석님의 댓글
김정석 작성일
홍현분님 힘
고비를 잘 넘기시고 오세요.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오늘, 백수남 5km로 오르막 전력주 다시 반환 전력주.. 56분대
성적 좋은편이라 홍이사님 격려했지만 한번 더 하고픈 아쉬움이
남는건 이제 내기량도 늘었다는 신호같아 좋았어..
그려! 그렇고 말고, 지독한 외로움안고 새겨며 다져 단단한 여자??가
저절로 되는 써바이블 울트라는 정말 스릴을 동반한
달리기 운동같아!
현분씨! 완주기 자알 읽고 내 맘에 담아간데이~~~
그대 능력 100%와 잠재력과 아울러 모두 보여 줄 지금이 찬스야.
폭넓은 체험으로 성숙 할 현분에게 존경의 박수보낸다~~~
홍현분! 힘! 히이임!!!!!!!
김무언님의 댓글
김무언 작성일그저 부럽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그 체력, 그 정신력! 평소의 넓디 넓은 마음이면 고비 사막의 고비도 쉽게 넘기겠지요. 부디 몸보신 잘 하시어 잘 다녀오시기 기원합니다.
이복의님의 댓글
이복의 작성일
사하라 사막 홍현분님
한마디로 너무나 대단하시고
고비 사막을 연습삼아 100km 전지훈련을 잘 마무리 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체력과 그 정신력, 그 용기, 그 신념으로
고비 사막을 마음껏 즐기면서 자기체력에 맞게끔 달리시고
부상없이 건강하게 잘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고비 사막을 다녀오셔서 풀코스 100회 완주를 힘차게 전진 하십시오.
사하라 사막 화이팅!!
이규선님의 댓글
이규선 작성일
완주를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날 초반에 같이 뛰다가 저녁을 잘못먹었는지 영 컨디션이 좋지않아
동반주를 하지못하고 뒤쳐지면서 계속 따라가다가 25km지나 언덕베기내려가다
과속방지턱에 걸려 엎어지면서 한참을 헤메이다 포기를할까 말까 망설이다
다시한번 몸상태를 점검해본결과 이상이 없어서 100회인의 긍지를 갖고 다시
출발하여 홍여사님을 따라잡아 볼까하고 열심히 달렸지만 한번당하고 난 다음이라 도무지 속력도 안나고 의욕도 상실되고.....
달리면서 혹시나 마주치지 않을까 열심히 보았지만 어두운관계로 만나지 못한것
같습니다.
반환점에 도착했을때 시간은 6시간 50분 ! 울트라 8번뛰면서 제일 늣은 시간이었습니다.
맛있는 국밥도 잘먹어지지않고 국물만 조금마시고 커피한잔 마시고 물보충하고
다시 용기를 가지고 달려오다 60km지점에서 홍여사님의 통과여부를 물어봣드니
지나간지 오래되었다고 하드군요!
다행이다하고 다시 힘을내어 달려오다 마지막2km정도를 남겨놓고 두분과 만나고
15:26분에야 완주를 할수 있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리구요!
고비사막 잘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박혜령님의 댓글
박혜령 작성일
울트라 마라톤이라는
차마 생각 조차 어려운 코스를
참으로 훌륭하게 완주하신 홍현분님께
기립박수로 왕축하 드립니다.
어둠의 기나긴 주로에서도
지치지 않는 달림이 정신으로 이겨내셨으니
그모습이 오월의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답습니다.*^^*
황영숙님의 댓글
황영숙 작성일
잘 알 다녀와요 씩씩한 홍형분 은 문제없을 겁니다.항상 건강 잘 체크하고.....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솟는지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