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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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석산 댓글 6건 조회 2,298회 작성일 04-09-20 12:22본문
분명히 이상돈 형님이 저보다 먼저 피니쉬 라인을 밟긴 했지만(40초 먼저)
넷타임 최종 기록은 제가 21초 빨랐습니다.
출발 시간이 1분 01초 차이였으니까요...
이 것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대회 때마다 항상 후미에서 손꼽아야 할 정도로 주력이 좋았던(?) 저였습니다.
부상을 당하거나, 상당히 오랜 기간 달리지 않다가 달린 경우를 빼면 제게 잡힐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와 이변이 돌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분들도 제게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100회 마라톤에서 점차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지나칠 때 공포를 느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스피드가 빨라진 것 같진 않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연습량이 늘긴 했지만,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따로 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습량을 늘여 보니, 후반에 퍼지는 정도가 덜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과거보다 후반의 달리는 시간이 짧아져 가고 있습니다.
퍼진다 해도 더 이상 곤죽이 되도록 퍼지진 않습니다.
저는 제가 가는 길을 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보면 '붉은 여왕'과 대화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모두들 달리니, 앨리스도 달립니다.
그런데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 물어 봅니다.
붉은 여왕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고 말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달리고 싶은 욕심은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멈추면 남들이 지나쳐 버립니다.
그 것은 냉정한 현실입니다.
남들에게 쳐지지 않으려면 현재의 조건만이라도 만족해야 합니다.
저는 마라톤을 하면서, 100회 마라톤 회원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런 자세로 달립니다.
아무리 빨라지려고 노력해도 더 이상 빨라지기 힘들다면,
뒤로 쳐지지 않는 정도에도 만족합니다.
100회 마라톤은 한, 두 번 달리고 말 클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용각 형님 말처럼 1000번을 뛰고도 더 뛸 정신 자세를 가져야,
다른 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의 기억은 기억일 뿐, 현재 또는 미래는 무궁무진 합니다.
100회 마라톤 클럽 또한 무궁무진 하기를 바랍니다.
제 4회 강화 마라톤 대회 기록중에서
이상돈 출발 10:00:16 도착 04:28:39 최종넷타임기록 04:28:29
지석산 출발 10:01:17 도착 04:29:19 최종넷타임기록 04:28:08
댓글목록
신화창조 박세현님의 댓글
신화창조 박세현 작성일
거북이와 토끼의 마라톤 경주 우화(?)가 생각납니다.
참으로, 지석산 선배님의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선배님의 끈기있는 노력에 경하하는 바입니다.
홀로 운전하며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한마디로 대단한 위업이십니다. 무궁한 향상을 기대합니다...
지석산님! ((((((((((((((((((((((((((((((((힘!!!!!)))))))))))))))))))))))))
신두식님의 댓글
신두식 작성일
저는 원장님께 두번이나 잡혔습니다
이젠 정말로 원장님이 겁나거던요..
저말고도 잡히는 회원님들이 늘어 나는것 같군요..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리는 원장님 승승 장구하시길 바랍니다
빌린돈 10,000원으로 오다가 음료수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슈퍼에서
쉬다가 잘왔습니다.
원장님 아니었으면 완주를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김갑수님의 댓글
김갑수 작성일하프 지나 25킬로에서 형님을 추월하고 35킬로까지 150명을 추월하며 신나게 달렸습니다. 35킬로 지점부터는 속도가 떨어져 마지막 고개부터는 걷다 뛰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저도 형님에게 잡힐 뻔 하였네요. 앞으로 후반 달리기를 보완하지 않으면 형님에게 잡히는 불상사(?)가 발생할 지도 모르겠군요. 어제 길이 많이 막히던데 집에는 잘 들어가셨지요?
이광택님의 댓글
이광택 작성일
고장난 탱크처럼...
어제 모처럼 반가워, 뒤에서 들어 올릴려고 힘을 써 봤는데
땅속으로 뿌리가 내린듯 하다.
괜스리 힘쓰는 바람에 '진' 이 다 빠져서 초반에 스피드를 못내고 그래서
기록이 저조하다고, 난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다.
지원장은 요즘
브레이크가 고장난 탱크처럼 보인다.
육중한 몸으로 밀고 나가면 막을 방법이 없다.
이상돈 회원, 신두식 회원, 은 어쩌다 '밥' 이 됐지만,
이경모 회원은 요즘 지원장 '간식거리' 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뒤를 이어 이복석 회원도 '꺼리' 가 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4 시간 초반대 회원들의 눈초리가 예리해졌고,
달릴때 보면 회원들의 귀도 레이더 처럼 분주히 움직이는둣 싶다.
추월당한 모 회원의 말을 빌리면
육중한 발자국 소리가 '쿵 쿵' 울리면서 점점 가까워지면
다리의 힘이 '쭉ㅡ' 빠지고, 머리털이 위로 솟는다고 한다.
의사가 회원들 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안된다는게 내 지론이다.
지원장은 뒷꿈치를 들고 발 끝으로 "'살금~ 살금~" 달리는 방법을 배워야 겠다.
김동욱 아우처럼 일등해서, 박용각 회원처럼 100회를 완주해서
많은 런너들 에게 100회 마라톤 클럽의 위상을 나타내는 것도 뿌듯하지만,
지석산 회원 처럼 육중한 몸으로" 브레이크"가 고장난 탱크처럼 밀고 나가 면
추월당하는 많은 런너들에게 우리 100회 회원들의 힘을 알리는
더많은 계기가 될듯도하다.
몸집에 걸맞지 않게 "상냥하고 말랑말랑" 해 보이는 지원장이
여러회원을 분발하게 만드는건 분명하다.
100회 마라톤클럽의 또 한명의 숨은 자랑거리가 탄생했다.
남호명님의 댓글
남호명 작성일
하! 하! 하! 참 재미있습니다.
지석산님 글도 그렇고, 광택형님 글도 아주 예리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정말 은근과 끈기의 싸나이 지석산님! 존경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잡힐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지석산님! 100회 선 후배님!
그래서 마라톤이 좋은가 봅니다.
풀코스를 달리다 보면 누구든 힘들겠지만
100회의 보라빛 유니폼이 힘을 보태주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100회의 명예와 자부심을 지키고 싶거든요
모두들 좋은 밤 되세요
100회 힘!!! 지석산님, 광택형님 힘 !!!
신원기님의 댓글
신원기 작성일
나도 경험자입니다
9월5일 상암경기장
지석산님 4:31:37
신원기 4:40:14
지석산님 힘내시고 이 광택큰형님 말씀대로
4시간 넘어가면 잡을사람 꽉꽉많아요(얼추 열명은된다)
반대로 앞으로4시간 넘어 오시는분들은 뒤에서 쿵쿵 탱크소리나면 깔리지말고 한쪽으로비켜주시기 바람니다 깔리고 후회말고 무보험 대포형 탱크니까요 (8월1일 북한강에서 땡크를실제로봤음)
지석산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