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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마라톤 참가기 (2003. 12.9)

작성일 04-11-30 10:45

페이지 정보

작성자이상남 조회 2,184회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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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가고 싶은 호미곶!
회원여러분들과 함께 레이스를 펼치고 싶었으나 사정상 참가를 못하여
작년에 참가한 소회를 남김으로써 마음으로 함깨 하고자 합니다.***

을씨년스런 월동을 재촉하는 초겨울의 문턱에서 저물어가는 한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비전으로 활기찬 인생을 접목하고자
저마다 분주한 이때 나는 뒤늦게 달림이로서의 새롭고 활기찬 삶의 국면으로
진입한 것을 무한한 희열과 감동으로 자축하는 의미에서 날랜 호랑이 사냥길에
나서기로 출사표를 던졌다.

포항의 호미곶
지형으로 보아 한반도가 포효하는 백두산의 용맹스런 호랑이의 몸체라면
포항이 바로 그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한다하여 "호미곶'이라는 별칭이 부여
되었음이라.

과연 전국에서 가장 험난하기로 악명높은 난코스인데다 올 들어 가장추운
한파주의보가 발령한 가운데 혹한과 강한 해풍을 가로지르며 내 노라 하는
팔도의 1,600여 건각들과 함께 드높은 호연지기로 자웅을 겨루듯 날랜 호랑이
를 사냥하는 마음으로 도전의 칼날을 세우고 힘차게 레이스대열에 동참하여
사투를 벌이기를 무려 3시간 하고도 30여분.

생타여탈전의 기로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쾌감이랄까 즐거움은 어떻게 해서
어느정도의 결과를 얻었다는 것보다도 그 숨막히는 혈전으로 인한 환상과
긴장상태를 절묘하게 벗어나 오직 살아있다는 자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처럼 악명높은 호미곶에서 단지 완주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다른
여느 대회와 다른 색다른 감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실로 호미곶이라는 별칭이 의미하듯 호랑이의 용맹스런 기풍과 위엄이 서려
있어서일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 같다.

혹한과 더불어 포효하는 호랑이의 아가리처럼 집어삼킬 듯 덤벼드는 성난
파도를 타고 불어대는 강풍을 가슴으로 안으며 게속되는 심장파열언덕과의
힘겨운 레이스는 처절한 사투라 아니할 수 있으랴.

오직 무기라고는 호연지기 하나만으로 장엄하고 거대한 자연의 위력과 맞서
싸우는 것은 실로 아비규환의 지옥에서의 혈투를 상상해 본다.

아직 추위에 그다지 적응이 안 된 탓일까.
아니면 아직도 훈련의 강도가 이에 미치지 못함일까.

왠만한 추위에는 레이스를 하는데 거추장스럽게 느끼기에 반타이즈 내지는
짧은 런닝복을 고집하는 내가 롱타이즈로 전신을 무장했는데도 피부 깊숙히
파고드는 혹한과 강풍을 만나 가파른 언덕을 정복하기란 바람앞에 촟불이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나 할까 꿈속에서 괴한에게 쫓기면서 기력을 다하여
안간힘을 다해보지만 뛰어도 뛰어도 제자리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악몽을
꾸고 있음일까.

군데군데 그룹을 지어 막강 동호회임을 과시라도 하듯 선두주자의 힘 있는
호각구령과 함께 돌진하는 대열을 따라 가다보니 불현듯 오랜 기간 잊혀지는
병영생활에서 혹독한 유격특공훈련을 다시 체험하는 듯싶다.

여기가 또한 악명높은 "귀신잡는 해병대원"을 양성하는 해병부대의 발원지가
아닌가.

풀코스를 단일종목으로 하여 한해가 다 가는 마지막 달 혹한에 열리고 더구나
전국에서 가장 악명 높기로 소문난 난코스인지라 참가자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닐지라도 오합지졸의 막연한 몇 만을 능가하는 최고의 정예라고나 할까.

스스로 저마다 야심찬 달림이임을 고집하고 최고임을 자처하는 전국의 고수들
이거나 질풍노도 같은 모험이나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별난 사람들로
참가하기에 대회규모는 여느 대회와 미치지 못하지만 '과부마음은 과부만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역시 달림이의 속심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포항그린
넷마를 중심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추진해서인지 질적으로 우수하고 거의 완벽
에 가까운 대회라고 평하고 싶다.

"호미곶에서의 풀코스의 도전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결코 제한시간내의 완주
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는 사회자의 우렁찬 말처럼 진정 달리기를 사랑
하고 자신의 의지를 검증하고 보다 강인한 달림이로 거듭나고자 하는 달림이
라면 한번쯤 꼭 도전을 권유하고 싶다.

도전과 성취.
고진감래라고나 할까.
성취의 깊은 맛은 흘린 땀의 양에 비례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항상
평면도만을 달릴 수 없고 때로는 격랑의 파고를 타고 넘어야 한층 노련미가
더하는 것처럼 달림이도 때로는 기록을 초월하여 악명높은 난코스에서 자신을
검증하는 기회를 가져봅도 의미있는 일이라 싶기에....

제주에서 부는 맑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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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동욱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동욱
작성일

상남 형님!
03년 참가기를 읽으니 저또한 03년대회에
참가했던 추억이 생각나고 4일후 다시
호미곶으로 향한다니 벌써부터 흥분이 됩니다.
12일 진주대회 준비 잘하시어 원하는 성과
이루시길 기원 합니다.
힘!!!!!!!!!!!!!!!!!!!!

광양에서 김 동욱(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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