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어르신 백번째 풀코스완주참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미영 댓글 8건 조회 2,319회 작성일 04-11-16 06:17본문
제법 찬기운이 만만치 않는 새벽07시, 부지런히 대회장으로 향했다
박이사님,혜숙성,철인동료기철씨 이렇게 넷은 내 일처럼 괜히 기분이 들떠있
었다. 도착즉시 요즈음 잘나가는 선희아우네 부부도 합세된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근래 자주있는 100번완주회원님 덕분에 개운하게 운동하고 자축뒷풀이에서
꿀맛같은 점심식사 즐거움은 여간 쏠쏠치 않다.
이자리를 빌어 "훌륭하신 특공대원님!(저만 그렇게 호칭하고픔) 진심어린 축
하와 항상 잔치상 잘 대접받아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꾸~벅)"
회원님간에 친분도 더욱 돈독해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넘 좋았다.
오늘도
최고령의 춘추로 풀코스100번째라....
우~ 나는 꿈도 못 꾼다.
혜숙언니랑 나는 애초 하프정도로 시작과 끝만 동참하는 축하도우미로 남기로
했다.
그런데 많은 우리 회원님들과 반가운인사와 악수가운데 자연스레 동반주대열
에서 출발하게되었다.
"쫌 가다 적당히 뒤처져야지"생각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2열종대 보라색대열은 바퀴달린 두발처럼 모두 가볍고 경쾌했다.
가을바람을 가르는 100회전유물 보라깃발은 마치 이순신장군이 왜적을
무찌르고 승리를 안고 돌아오는길 같았다.
갑옷과 투구는 각양의 모자와 특이한 썬글라스와 보라쪼끼로 대신 했지만....
어째튼 멋진 장관을 이루었다.
가끔 달리는 발소리가운데 이복석님의 질서요망구령이 서툴게 들렸다.
말은 안치만 지시대로 잘움직였다.
역시 수준높은 하이클라스런너님들....
나는" 어디 끝까지 한번 가 볼까?
아, 안돼 안되고 말고 . 전번에 춘천에서 10번은 걸어놓고
아니야, 언젠가 어르신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적있어."이렇게
혼자 혼선에 빠젔는데 5km훌쩍지나 속도.호흡이 고르게 웜업이 되어있었다.
이때, 뒤에서 "정미영! 선두에 서 봐!" 소리가 들렸다.
나자신도 모르게 외람되게 어르신과 나란히 선두에서 뛰게 되었다.
자의반,타의반(세상일도 이 방법이 좋지 않을까요?)
그보다 중요한것은
주인공어르신은 제가 자못 싢은 기색아니어서
편히 최선을 다해 뛸것을 마음먹었다.
"그래, 내가 또 언제 이렇게 영광된 자리가 있을까? 있을때 잘 하자."결심했다.
6km쯤 갔을떄 박용각님이 선뜻 깃발을 주었다.
나는 작은 키를 무색 할 정도로 높이 치들었다.
지나가는 런너들의 축하소리에도 빙빙돌리기도 했다.
신들린듯한 힘이 나왔다.
그래서, 오버페이스,5분15초속도...
오른팔, 왼팔, 번갈가는 횟수가 잦아지자
금방 알아차린 이경두회장님께서 깃발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오기로 10km까진 버틸려고 했는데 9km고 뭐고 구세주였다.
깃발 펄럭거리고 뛰는것 정말 장난 아니게 무지무지 힘들었다.
매5km마다 이온수 한잔으로 한치의 휴식도 없이
줄곧 뛰기만 했다.
힐껏 봐도 어르신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은
비결이 뭘가???
21km반환은2km 더 이어저서 불만은 없어도 다들 지루한듯 했다.
우리 대열은 힘들었는지 아무말씀이 없었다.
누군가 "이제 19km밖에 안 남았어. 이 속도는 3시간40분대야!
반보씩 뛰어!" 어르신과 나는 저지당했다.
잘 뛰는 이유 뭘까? 산낙지??ㅎㅎㅎ
어르신은 아가씨(저더러)덕분이라고,
나는 최고 노익장을 과시하는 큰오라버님(ㅎㅎㅎ)덕분이라고
서로 겸허하게 배려하면서 정말 유쾌이 잘 뛰었다.
25km즘 바나나 반쪽으로 요기하고 30km지점 땐 2시간47분정도였다.
4시간예상시간을 휠씬오버헀다.
동반회원님들은 최고의 어르신과 비공식여성홍일점주자라
곤란해 했을것 같았다.
이경두회장님과 나란히 달릴것을 믿고 살짝 빠저 중간에서 달렸다.
5분정도 지나 또 나가라는 소리가 들렸다.
회장님께서 자리를 내 주섰다.
너무 송구했다.
" 회장님! 이 글 을 통해 다시 한번 죄송함을 알립니다.
부족한 제가.... 예삐 봐 주세요!"
35km지점3시간19분 .남은 7km는 놀면서 가도 된다고
또 완강히 저지 당해 정말 슬슬슬슬 뛰었다.
박자도 안맞고 지상최대의 여유로 피니쉬라인을 향했다.
5km를 아끼면서 뛰고 남은2km는 질서 정연하게... 마무리 RUN에
들어갔다.
총무님 프랜카드휘장들고 마중나왔고 이어 서브3주자님 듬직하게
뛰어왔고 혜숙언니, 진옥씨,먼저완주한 선희씨등 여성회원님
껑충껑충뛰면서 맞이했다.
그제서야, 나는 정말 해 냈구나!
안도감과 희열과 벅찬 감동이 엄습해왔다.
비공식기록 3시간52분ㅡ 나의 신기록이다
아, 정말 잊을수없는 만추속 멋진 레이스였다.
어르신은 이제부터 시작이라하셨다,
정말정말 멋지고 훌륭한 분이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달리고 또 달리길 기원합니다.
처음으로 쓴 졸필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100회회원님들의 무궁한 발전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정미영올림
댓글목록
박세현님의 댓글
박세현 작성일
미영언니의 글! 증말 재밌고 감격스럽게 읽었네요..고마워요!
자주 게시판에 들러서 존재의 흔적 마니마니 남겨주시고...
내가 쓴 글에... 답신 꼭 달아주어야되용~~아셨죠!
그나저나.. 어떻게요~~? 개인 신기록은 아무때나 나오는 게 아닌 데...아깝다!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세현님! 잘봐줘 감사하고요, 실은 더 긴 장문인데 펜여러분 성화에
대폭 줄인 글입니다. ㅎㅎㅎ
쓰면서 다시한번 그날 즐달을 느꼈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바유~~~
김동욱님의 댓글
김동욱 작성일
어른신 100회 완주에 참석하지 못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었고 혹 어른신께서
다음에 만나면 혹 삐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미영누님께서 동반주를 해주셨군요.
누님!
고맙고 감사 합니다.
이다음 누님 100회 완주때는 싱싱한 제가
동반주 해드릴께요.
필~승!!!!!!!!!!!!!!!!!!!!!!!
슈퍼맨 이복석님의 댓글
슈퍼맨 이복석 작성일
서둘게 들렸다가 무슨 뜻인지 오빠는 영 모르겠다.
정미영님 참 잘하셨서요.
앞에 세운것은 페이스 조절이 잘될것같아서 했지요.
중앙에서는 섭3주자가 앞서는 바람에 퍼저서 울매나
힘들었는지 아픈경험을 거울삼아 그렇게 했서요.
암튼 여걸이십니다,
박서구님의 댓글
박서구 작성일
정미영님! 감동의 어르신 100회완주
동행기 잘 읽었습니다.
글도 예쁘게 잘 쓰시네요.^^*
글을 읽고 있으니 가족과 약속으로 어르신의
뜻 깊은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 날의
감동에 빠져드는듯 합니다.
비공식이지만 신기록 축하드리고 다음엔 진짜
신기록을 갈아 치우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로도 박세현님 말씀처럼
게시판에도 자주 예쁜 모습 보여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정미영님 힘!
100회 아~자!!
이상규님의 댓글
이상규 작성일
그날....
동반주 전사들이 누님의 양기(?)를 뒤에서 팍팍 !!!! 받느라 정신들을
못차리는 것 같습디다. ㅡㅡ;;
나도 정신 못차리겠더만...
비록 비공식이지만, 제 최고기록보다 1분이나 빠르시네~~~ 대단하셔~~**
내년에는 저랑 같이 정식으로 최고기록 다시 갱신하는 날을 만들어 봅시다요.
미영이 누님 힘!!!!!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많은 분들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이러다가 맨날 컴앞에서 독수리타자가 젯트날개 달고
설치지 않을까? RUN얘기뿐아니라 신변잡기로 들리겠습니다.
그럼~ 남한강 대회때 뵙께요.
형규성님의 댓글
형규성 작성일
정미영 누님의 글에 댓글을 빨리 올리고는 싶었는데
문장녁과 표현녁이 부족해서.......
석병환 큰어르신 100회 완주 하시는날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이
투철하신 누님과 같이 동반주를 하는 시간 넘 즐거웠고,
무한질주에게는 뜻깊은 영광 스러운 동반주였읍니다.
정미영 누님 부상과 후유증 없이 항상 즐런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정미영 누님 화이팅!!힘!!
춘향골 남원에서 형규성(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