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병환 어르신의 100번째 달리기 > 자유게시판 new~

**석병환 어르신의 100번째 달리기-(복사골마라톤클럽 이재학)

박용각 형은 석병환 어르신이 손기정 마라톤에서 100번째 완주를 하신다고 했다.
대한민국 최고령자의 100번째 달리기...
석병환 어르신에게 달리기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 어르신에게 달리기가 무엇이기에 그런 벅찬 계획을 세우고, 끝내 목표를 초과달성(?)하게 만들었을까.
내가 알고있는 마라톤, 내가 생각하는 마라톤은 그 어르신의 마라톤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생각이 물이랑처럼 꼬리를 물고 일어선다.
가끔 대회에서 뵈면 인사를 드리기도 하고, 먼발치에서 그분의 모습을 보고 오늘도 참석하셨구나 하고 바라보기도 했던 어른.
대회에 나가면 많은 어르신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분들은 석병환 어르신처럼 큰 목표와 큰 꿈을 갖고 달리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대다수의 마라토너도 석병환 어르신처럼 청년의 꿈을 갖고 내일을 설계하면서 달리기를 하는 것은 아니리라.
청년에게 내일은 권리이지만 석병환 어르신에게 내일은 스스로 가꾸고 만들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꽃밭과 같은 것이다.
꽃밭은 수시로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애정을 갖고 보듬어야 한다.
어르신들에게 내일은 하루하루 가꾸며 만들어 가는 새로운 삶이기 때문이다.
마라톤 100번 완주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성은 단순한 달리기가 아닌 새로운 계획을 갖고 만든 원대한 장년 프로젝트의 첫 번째가 아니었을까.
2004년 11월 14일 일요일 첫 번째 목표인 100번째 달리기를 끝내면 석병환 어르신의 다음 목표는 과연 무엇이 될까.
나는 갑자기 석병환 어르신의 두 번째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석병환 어르신은 자신의 첫 번째 목표인 100번의 마라톤 완주를 통해 전국의 어르신들에게 조용히, 그러나 아주 강력하게 말하고 있다.
'꿈을 가지라고, 그 꿈의 꽃밭을 화려하게 가꾸어 보라고'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석병환 어르신의 그 꿈을 가지란 외침은 장년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어려움에 봉착한 기성세대에게 하는 외침인 것이다.
마라톤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정의 가장에게 다가가 툭 그 사람의 처진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힘내라' 하거나 '아니 나 같이 나이 먹은 사람도 꿈과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데 자네가 그러면 되겠어' 하면서 속삭이듯 말한다.
석병환 어르신의 마라톤에는 그런 힘이 있다.
일반적인 상식을 거꾸로 돌리게 하는 힘에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그 정열과 도전 정신에서, 70십의 인생에 100번의 달리기를 하면서 살아본 100번의 인생을 더한 그 힘은 더욱 탄력을 받고 세상으로 터져 나온다.
'모두들 나를 보고 힘내라!'
이 외침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령 100회 완주자 석병환 어르신만이 외칠 수 있는 권리이리라.(2004.11.11)

**석병환 어르신의 100회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복사골마라톤클럽의 회원님들도 어르신의 100회 완주를 축하하고 있습니다.
석병환 어르신의 100회 완주는 정말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처럼 우리도 모두 열심히 달리고 생활하고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말 어르신의 100회 완주를 축하합니다.
다음에 뵙게되면 꼭 인사 드리겠습니다.

복사골 댑싸리 이재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