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회 보스톤 마라톤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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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창욱 댓글 1건 조회 2,387회 작성일 04-04-27 12:45본문
평소처럼 새벽4시30분 기상....
간단히 샤워후 호텔밖으로 나오니 많은분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계셔
같이 가볍게 몸을 풀고 준비된 찰밥으로 식사를 한후에 버스를 이용해
hopkinton으로 출발...
보스톤은 미국 동부의 항구를 끼고 있는 도시로 자유를 위해 메이플라워를
타고 건너온 영국인들이 초기 거주한 지역으로 미국독립전쟁의 진원지였던
곳이다.
그래서 자유분방하고 현대적인 건물들이 즐비한 대도시의 느낌보다는,
보수적이고 초기 전통적인 건물들이 많은 아담하고 조용한 도시라는 느낌
이 들며,이곳에는 유명한 하버드나 MIT대학등 170여개의 대학들이 있는
교육의 도시로써 미국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곳이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처럼 메사츄세스주에는 애국자의날(patriot day)이 있어
이날은 혁명전쟁의 시작을 기념하는 휴일로 4월 19일이다.
그래서 이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4월19일날 개최하다가 1969년부터는
매년 4월 세째 월요일로 옮겨 대회가 개최되게 되었다.
마라톤의 시작점이 되는 hopkinton은 군인 동상이 서있는 곳으로 출발점이
좁고 협소하여 이만삼천명이 뛰기엔 문제가 많지만,기록순으로 정확하게
라인을 만들어 출발 시켜, 큰 무리없이 물이 흘러 가듯이 달리기 때문에
달리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8시30분에 도착하여 간단히 몸을 풀고, 출발선에 있는 한인 장로교회의
잔디밭에 앉아 나눠준 떡을 먹고 주변을 돌아보니 이곳은 페스티벌같은
느낌이 들었다.
햄버거와 아이스크림파는 사람,집 앞에 의자를 가져와 햇볕을 즐기며
구경하는 사람,직접 쥬스를 만들어 집앞에 내다놓고 장사하는 꼬마등
우리와 많이 다름에 볼만한 구경거리가 많았다.
옷을 맡기는 곳은, 동아대회처럼 번호순으로 차량을 정해 그차에 짐을
맡기면 나중에 찾을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옷을 맡기고 동욱이, 만영이,총무님,진황이형,경준이형,유환이형과
100회 기념 사진을 찍고 몸을 풀기위해 달려보니 벌써부터 땀이 나기 시작
한다. 오늘 한낮의 날씨가 최고 32도 까지 올라간다고 하는데,기록보다는
즐겁게 달리며 축제를 즐기기로 마음먹고 배번호순으로 놓인 출발선으로
가보니 일일이 번호를 확인한후 들여보낸다.
이런 질서의식은 본받을 점이라 생각한다.춘천대회에도 배번호순으로
라인을 정해 놓아도 지켜지지 않는 우리네 현실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12시 45초에 출발.....
출발선부터 응원나온 시민들이 달리는 길가에 일렬로 서서 응원을 해주니
진짜 선수같은 느낌이 든다. 인구 75만명중에 50만명이 나와 응원을 한다니
대단하다....
모두들 손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예쁜 꼬마들이 고사리같은 손에
오렌지를 올려놓고 먹으라고 소리 지르며,비닐주머니에 얼음을 일일이 싸서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찬물을 손에들고 서있는 아가씨등 모든게 재미
있고 신기했다...
그중에 압권은 장난기 가득한 십대소년이 손에 담배를 들고 "쓰리달러"
하며 달리는 선수들을 에게 담배를 파는 유머스러움은 이들만이 가질수
있는 여유로움일지도 모른다.뛰다 웃음이 나서 한참을 웃으며 달렸다.
마일로 표시가 되어있어 2마일표지를 보니 13분07초(1마일이 1.6km이므로)
1km를 4분5초에 달렸다.빠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같이 어울려 달리다보니
오버페이스 같아 속도를 늦춰 달렸다.
3마일(19분40초)을 지나니 5km표지판이 나온다. 5km lap time;20분21초
처음 5km는 계속되는 내리막이라고 고저도에 나와 있는데,전체적으로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곳이라 생각보다 쉽지않고, 날씨가 더워 벌써부터
온몸에 땀이흘러, 선수들 모두 몸에 물을 뿌리고 마시는등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치기 힘들 정도로 덮다.
5km이후 부터는 평지가 이어지는데,처음부터 끝까지 길가에 응원하는
사람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광적으로 응원해 조금 지나니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 힘도 좋다.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니.....
5마일(8km);33분12초...빠르다..6마일;40분06초
10km통과시간;41분35초,오늘 펀런 하기로 했는데....
5km마다 전자매트가 깔려있고, 마일마다 노란깃발을 들고있어 편했다.
10km부터 15km구간은 거의 평지지만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한국참가자중 20명 가량은 서브-3주자들이고 다들 보스톤에서 신기록을
낼려고 준비한 분들이 많은데,달리다가 보니 거의 걷고 있다.
내리막을 쉽게 생각해 오버페이스를 한것같고,갑자기 더워진 날씨
를 생각않는점,그리고 11시간의 시차로 인해 적응이 안돼 한국시간으로
새벽2시에 달리는 꼴이니 머리들이 몽롱하고 몸이 무거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것 같다.
나도 일요일 저녁에 코피가 난걸보면, 모두들 정상적인 컨디션들은 아니다.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며 뛰어 보지만, 나역시 예외일수는 없는지라 초반
인데도 30km를 지나온 몸처럼, 너무 무겁고 몸에선 물만 찾고 어지럽기
시작한다. 악으로 깡으로....
속도를 지금처럼 내면 안될것 같아, 힘들때하는 주법인 숏피치에 리듬을
타며 발목을 부드럽게 하여 달려나가니 힘이 덜든다.
이럴때 100회회원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풀코스만 뛰어 보니, 산전수전을 다 겪어 힘들고 지칠때 이걸 이겨
내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다른분들보단 유리했다.
7마일(46분59초)...9마일;1시간01분11초
15km통과시간;1시간03분28초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어차피 3시간 30분을 목표로 했으니,지금부턴
즐기며 뛰기로 마음먹으니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했다.
15km를 지나니 장애인 마라토너인 김영갑님이 걸어간다.주변에서 얼음을
받아 목에 대주며 괜찮냐고 물어보니 배가 아프다고 한다.
2시간40분대 주자도 레이스에 실패하면 걷는것을 실감하며 힘내라고
하며 뛰어간다. 장애인 1등을 목표로 왔는데 안타깝다..
10마일;1시간08분28초(7분5초/마일)
11마일;1시간15분44초(7분15초/마일)
12마일;1시간22분57초(7분12초/마일)
20km통과시간;1시간26분12초(13.92km/h)
20km를 지나면 대회의 하일라이트(?)인 웨슬리여대를 지나가게된다.
이학교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이화여대라고 할수있는데,미국의 사립명문으로
힐러리나 정몽준회장의 부인이 나온 학교로 꽤 유명한데,이것보다는
2km에 이르는 길가에서 여학생들의 광적인 응원이 끝내준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해줘 무척 궁금하고 설레였다.
작년 참가자는 이곳에서 여학생들과 일일이 껴안고 만지느라(?) 20분을
지체했는데,시간이 오버한것 보다는 회춘(?)했다며,그렇게 좋아했다고
한다. 진짜일까....
나도 길 중앙에 뛰기보다는 여학생들이 응원하는 길옆으로 뛰는데 응원이
장난이 아니다.흡사 오빠부대처럼 소리를 지르고 윙크하고 손으로 키스를
보내며 난리부르스다. 아...좋다....
앞에 가던 키가 큰 백인이 갑자기 여학생들 사이로 뛰어 들더니 포옹을
하더니 프렌치키스를 하는게 아닌가...쌍놈의 쓰키...부럽다..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는데,한10m쯤 가더니 또 자기 마음에
드는 여학생한테 가서 똑같은 짓(?)을한다.
무려 5번이나.....부럽다...
우리 정서상 양반이 이런짓은 하기 뭐하고 부러워 구경만 하고 뛰었다.
지금 후회가 된다. 눈 딱 감고 한번 할껄....
길가에는 우리를 보고 "간빠레"하며 응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자기들은 친근감의 표현이지만 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i am korean"이라고 큰 소리치며 뛰어 가지만 응원하는 한인들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20km를 넘어 한 할아버지가 직접 손으로 그린
태극기를 들고 서 계시길래 "한국 화이팅"을 외치니 참 좋아하신다.
이런게 애국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감격스러워 코끝이
찡하다....
13마일;1시간30분20초, 하프통과시간;1시간31분06초
25km까지도 조그만 언덕을 오르내리는 코스인데,25km지점에 가면 파워젤
코너가 있어 양옆으로 미인들이 일렬로 서서 각양각색의 파워젤을 들고
나눠준다.이런 모습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길중앙에 자원봉사자가 서서 "바세린"하며 바르고 가라고 외치고
길가에는 2000여명의 의사들이 나와, 조금만 주저앉아도 바로 달려나오는
모습에서 많은걸 느꼈다.
대회중심이 아닌 참가자 중심의 대회운영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점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대회때마다 인명사고가 나는데,이런걸 벤치마킹
하면 충분히 예방할수 있는데.....
14마일;1시간37분45초(7분24초)
25km통과시간;1시간49분23초
16마일;1시간52분42초
17마일;2시간00분46초(8분03초/마일)
18마일;2시간09분05초(8분19초/마일)
30km통과시간;2시간14분10초(13.41km/h)
25-30km지점에 이르니 시차문제로 인해 머리가 갑자기 멍하고 어지러워
속도가 뚝 떨어진다.
이럴땐 주변경치를 보며 생각을 밝게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주변 집들은 한폭의 그림같다.예쁜집에 잔디가 있는 정원이 있고 그안에
바베큐 할수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는데,살고 싶을 정도로 부럽다.
30km를 지나면 상심의언덕,심장파열의언덕(heart break hill)이 나타난다.
전날 버스를 타고 볼때는 호미곶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언덕으로 생각
했는데,뛰어보니 그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길기 때문에 뛰어가다 이젠
다 왔겠지 하고 올려다 보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정말 힘들었다.
모두들 걷고 있어 같이 걸어가고 싶지만 보스톤에 와서 걷고 싶지는 않아
억지로 뛰어 올라갔다.
한참 가다보니 100회의 유니폼이 있어 보니 동욱이다....
걷고있었다. 뒤에서 어깨동무를 해주며"동욱아 가자"했더니 "형 서브-3는
물건너 갔으니 형이랑 같이 갈래요"한다.
등을 밀며 "넌 100회의 대표인데,서브-3는 못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
라"며 억지로 등을 밀었다.
힘들지만 뛰어가는 동욱이의 등을보니 든든하기도 하고,한편으론 이곳에서
신기록을 세울려고 열심히 연습했는데,좌절하는 모습에서 많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동욱이의 멋진 성공을 기대한다...
너무 더워 온몸에 물을 뿌려보지만 1km만 가면 금방 말라 뛸때마다 주변
의 물만 눈에 띠니 흡사 물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같다.
그중에 진짜 오아시스는 아이들손에 들려진 아주 얇은 쭈쭈바인데 그맛이
진짜 끝내준다.거기에 비타민c 까지 들어있어 먹으니 힘이나고 정신이든다
19마일;2시간17분04초
20마일;2시간25분29초
21마일;2시간34분04초
35km통과시간;2시간39분40초
이제부터는 보스톤 시내로 들어선다.다운타운가 인데 응원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기 까지한다.
이곳에서 멋진 추억을 하나 만들고 싶어 비행기가 좌우로 날으듯 양손을
벌려 위아래로 흔들며 갔더니 난리가 아닐 정도로 호응이 좋다.
이런것들이 선수와 관중들의 하나된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제 마지막 언덕인 보스톤 레드삭스 구장을 지나는 언덕만 넘으면
되는데,이 구장은 김병현선수가 있는 구장으로 초록색이 칠해져있고
외야펜스 높은곳에 코카콜라 모양이 있는게 특이하다.
드디어 마지막 언덕을 넘고 중심가로 접어드니 엄청난 사람들로 인해
힘이 난다. copley square를 지나 드디어 저 앞에 골인 지점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다해 드디어 골인........
23마일;2시간50분01초
24마일;2시간58분04초(8분03초)
25마일;3시간05분(6분56초)
40km;3시간06분17초
42.195km;3시간16분07초(건타임;3시간17분19초)
전체순위;977등, 성별순위;915등, 연대별순위;647등
성적은 크게 생각하고 오지 않았지만,그래도 생각보다는 잘 나왔고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보스톤을 뛰었다는게 감개무량하다....
온몸이 아프고 왼쪽 가슴도 통증이 왔지만 골인 지점에서 기다려준 로사를
보니 눈물이 난다.
골인후에는 완전히 선수들을 위한 잔치 분위기다.
골인지점에는 일반인은 들어 올수없고, 완주자들만이 그 넓은 광장을
사용하는데 발판이 있어 발을 올려 놓으면 전자칩을 손수 풀어주고
골인지점옆에 휠체어가 택시들 줄서 있는것처럼 서있다 완주자가 아파
하면 즉시 와서 실고 가는 모습,그리고 저체온증에 대비해 즉시와서
비닐주머니를 씌워주고 광장에 사과부터 요플레,던킨도넛,물,이온음료등
먹을게 쌓여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good job"하며 등을 두드려주며 진짜 영웅처럼
대해주니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다.
이번 보스톤대회를 참가하며 마라톤의 선진국이 어떤 것이며,우리의
마라톤 문화가 나아가야 할바가 무엇인지를 많이 보고 느꼈다.
한국에서만 뛸게 아니라 좀더 넓은곳에 나가 몸으로 느끼고 배우는
가운데 우리의 마라톤도 더욱 발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간단히 샤워후 호텔밖으로 나오니 많은분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계셔
같이 가볍게 몸을 풀고 준비된 찰밥으로 식사를 한후에 버스를 이용해
hopkinton으로 출발...
보스톤은 미국 동부의 항구를 끼고 있는 도시로 자유를 위해 메이플라워를
타고 건너온 영국인들이 초기 거주한 지역으로 미국독립전쟁의 진원지였던
곳이다.
그래서 자유분방하고 현대적인 건물들이 즐비한 대도시의 느낌보다는,
보수적이고 초기 전통적인 건물들이 많은 아담하고 조용한 도시라는 느낌
이 들며,이곳에는 유명한 하버드나 MIT대학등 170여개의 대학들이 있는
교육의 도시로써 미국을 이끌어가는 대통령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곳이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처럼 메사츄세스주에는 애국자의날(patriot day)이 있어
이날은 혁명전쟁의 시작을 기념하는 휴일로 4월 19일이다.
그래서 이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4월19일날 개최하다가 1969년부터는
매년 4월 세째 월요일로 옮겨 대회가 개최되게 되었다.
마라톤의 시작점이 되는 hopkinton은 군인 동상이 서있는 곳으로 출발점이
좁고 협소하여 이만삼천명이 뛰기엔 문제가 많지만,기록순으로 정확하게
라인을 만들어 출발 시켜, 큰 무리없이 물이 흘러 가듯이 달리기 때문에
달리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8시30분에 도착하여 간단히 몸을 풀고, 출발선에 있는 한인 장로교회의
잔디밭에 앉아 나눠준 떡을 먹고 주변을 돌아보니 이곳은 페스티벌같은
느낌이 들었다.
햄버거와 아이스크림파는 사람,집 앞에 의자를 가져와 햇볕을 즐기며
구경하는 사람,직접 쥬스를 만들어 집앞에 내다놓고 장사하는 꼬마등
우리와 많이 다름에 볼만한 구경거리가 많았다.
옷을 맡기는 곳은, 동아대회처럼 번호순으로 차량을 정해 그차에 짐을
맡기면 나중에 찾을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옷을 맡기고 동욱이, 만영이,총무님,진황이형,경준이형,유환이형과
100회 기념 사진을 찍고 몸을 풀기위해 달려보니 벌써부터 땀이 나기 시작
한다. 오늘 한낮의 날씨가 최고 32도 까지 올라간다고 하는데,기록보다는
즐겁게 달리며 축제를 즐기기로 마음먹고 배번호순으로 놓인 출발선으로
가보니 일일이 번호를 확인한후 들여보낸다.
이런 질서의식은 본받을 점이라 생각한다.춘천대회에도 배번호순으로
라인을 정해 놓아도 지켜지지 않는 우리네 현실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12시 45초에 출발.....
출발선부터 응원나온 시민들이 달리는 길가에 일렬로 서서 응원을 해주니
진짜 선수같은 느낌이 든다. 인구 75만명중에 50만명이 나와 응원을 한다니
대단하다....
모두들 손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예쁜 꼬마들이 고사리같은 손에
오렌지를 올려놓고 먹으라고 소리 지르며,비닐주머니에 얼음을 일일이 싸서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사람,찬물을 손에들고 서있는 아가씨등 모든게 재미
있고 신기했다...
그중에 압권은 장난기 가득한 십대소년이 손에 담배를 들고 "쓰리달러"
하며 달리는 선수들을 에게 담배를 파는 유머스러움은 이들만이 가질수
있는 여유로움일지도 모른다.뛰다 웃음이 나서 한참을 웃으며 달렸다.
마일로 표시가 되어있어 2마일표지를 보니 13분07초(1마일이 1.6km이므로)
1km를 4분5초에 달렸다.빠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같이 어울려 달리다보니
오버페이스 같아 속도를 늦춰 달렸다.
3마일(19분40초)을 지나니 5km표지판이 나온다. 5km lap time;20분21초
처음 5km는 계속되는 내리막이라고 고저도에 나와 있는데,전체적으로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곳이라 생각보다 쉽지않고, 날씨가 더워 벌써부터
온몸에 땀이흘러, 선수들 모두 몸에 물을 뿌리고 마시는등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치기 힘들 정도로 덮다.
5km이후 부터는 평지가 이어지는데,처음부터 끝까지 길가에 응원하는
사람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광적으로 응원해 조금 지나니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 힘도 좋다.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니.....
5마일(8km);33분12초...빠르다..6마일;40분06초
10km통과시간;41분35초,오늘 펀런 하기로 했는데....
5km마다 전자매트가 깔려있고, 마일마다 노란깃발을 들고있어 편했다.
10km부터 15km구간은 거의 평지지만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한국참가자중 20명 가량은 서브-3주자들이고 다들 보스톤에서 신기록을
낼려고 준비한 분들이 많은데,달리다가 보니 거의 걷고 있다.
내리막을 쉽게 생각해 오버페이스를 한것같고,갑자기 더워진 날씨
를 생각않는점,그리고 11시간의 시차로 인해 적응이 안돼 한국시간으로
새벽2시에 달리는 꼴이니 머리들이 몽롱하고 몸이 무거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것 같다.
나도 일요일 저녁에 코피가 난걸보면, 모두들 정상적인 컨디션들은 아니다.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며 뛰어 보지만, 나역시 예외일수는 없는지라 초반
인데도 30km를 지나온 몸처럼, 너무 무겁고 몸에선 물만 찾고 어지럽기
시작한다. 악으로 깡으로....
속도를 지금처럼 내면 안될것 같아, 힘들때하는 주법인 숏피치에 리듬을
타며 발목을 부드럽게 하여 달려나가니 힘이 덜든다.
이럴때 100회회원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풀코스만 뛰어 보니, 산전수전을 다 겪어 힘들고 지칠때 이걸 이겨
내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다른분들보단 유리했다.
7마일(46분59초)...9마일;1시간01분11초
15km통과시간;1시간03분28초
점점 속도가 떨어진다. 어차피 3시간 30분을 목표로 했으니,지금부턴
즐기며 뛰기로 마음먹으니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했다.
15km를 지나니 장애인 마라토너인 김영갑님이 걸어간다.주변에서 얼음을
받아 목에 대주며 괜찮냐고 물어보니 배가 아프다고 한다.
2시간40분대 주자도 레이스에 실패하면 걷는것을 실감하며 힘내라고
하며 뛰어간다. 장애인 1등을 목표로 왔는데 안타깝다..
10마일;1시간08분28초(7분5초/마일)
11마일;1시간15분44초(7분15초/마일)
12마일;1시간22분57초(7분12초/마일)
20km통과시간;1시간26분12초(13.92km/h)
20km를 지나면 대회의 하일라이트(?)인 웨슬리여대를 지나가게된다.
이학교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이화여대라고 할수있는데,미국의 사립명문으로
힐러리나 정몽준회장의 부인이 나온 학교로 꽤 유명한데,이것보다는
2km에 이르는 길가에서 여학생들의 광적인 응원이 끝내준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해줘 무척 궁금하고 설레였다.
작년 참가자는 이곳에서 여학생들과 일일이 껴안고 만지느라(?) 20분을
지체했는데,시간이 오버한것 보다는 회춘(?)했다며,그렇게 좋아했다고
한다. 진짜일까....
나도 길 중앙에 뛰기보다는 여학생들이 응원하는 길옆으로 뛰는데 응원이
장난이 아니다.흡사 오빠부대처럼 소리를 지르고 윙크하고 손으로 키스를
보내며 난리부르스다. 아...좋다....
앞에 가던 키가 큰 백인이 갑자기 여학생들 사이로 뛰어 들더니 포옹을
하더니 프렌치키스를 하는게 아닌가...쌍놈의 쓰키...부럽다..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는데,한10m쯤 가더니 또 자기 마음에
드는 여학생한테 가서 똑같은 짓(?)을한다.
무려 5번이나.....부럽다...
우리 정서상 양반이 이런짓은 하기 뭐하고 부러워 구경만 하고 뛰었다.
지금 후회가 된다. 눈 딱 감고 한번 할껄....
길가에는 우리를 보고 "간빠레"하며 응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자기들은 친근감의 표현이지만 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i am korean"이라고 큰 소리치며 뛰어 가지만 응원하는 한인들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20km를 넘어 한 할아버지가 직접 손으로 그린
태극기를 들고 서 계시길래 "한국 화이팅"을 외치니 참 좋아하신다.
이런게 애국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감격스러워 코끝이
찡하다....
13마일;1시간30분20초, 하프통과시간;1시간31분06초
25km까지도 조그만 언덕을 오르내리는 코스인데,25km지점에 가면 파워젤
코너가 있어 양옆으로 미인들이 일렬로 서서 각양각색의 파워젤을 들고
나눠준다.이런 모습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길중앙에 자원봉사자가 서서 "바세린"하며 바르고 가라고 외치고
길가에는 2000여명의 의사들이 나와, 조금만 주저앉아도 바로 달려나오는
모습에서 많은걸 느꼈다.
대회중심이 아닌 참가자 중심의 대회운영이 우리가 본받아야 할점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대회때마다 인명사고가 나는데,이런걸 벤치마킹
하면 충분히 예방할수 있는데.....
14마일;1시간37분45초(7분24초)
25km통과시간;1시간49분23초
16마일;1시간52분42초
17마일;2시간00분46초(8분03초/마일)
18마일;2시간09분05초(8분19초/마일)
30km통과시간;2시간14분10초(13.41km/h)
25-30km지점에 이르니 시차문제로 인해 머리가 갑자기 멍하고 어지러워
속도가 뚝 떨어진다.
이럴땐 주변경치를 보며 생각을 밝게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주변 집들은 한폭의 그림같다.예쁜집에 잔디가 있는 정원이 있고 그안에
바베큐 할수있는 곳을 만들어 놓았는데,살고 싶을 정도로 부럽다.
30km를 지나면 상심의언덕,심장파열의언덕(heart break hill)이 나타난다.
전날 버스를 타고 볼때는 호미곶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언덕으로 생각
했는데,뛰어보니 그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길기 때문에 뛰어가다 이젠
다 왔겠지 하고 올려다 보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정말 힘들었다.
모두들 걷고 있어 같이 걸어가고 싶지만 보스톤에 와서 걷고 싶지는 않아
억지로 뛰어 올라갔다.
한참 가다보니 100회의 유니폼이 있어 보니 동욱이다....
걷고있었다. 뒤에서 어깨동무를 해주며"동욱아 가자"했더니 "형 서브-3는
물건너 갔으니 형이랑 같이 갈래요"한다.
등을 밀며 "넌 100회의 대표인데,서브-3는 못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
라"며 억지로 등을 밀었다.
힘들지만 뛰어가는 동욱이의 등을보니 든든하기도 하고,한편으론 이곳에서
신기록을 세울려고 열심히 연습했는데,좌절하는 모습에서 많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동욱이의 멋진 성공을 기대한다...
너무 더워 온몸에 물을 뿌려보지만 1km만 가면 금방 말라 뛸때마다 주변
의 물만 눈에 띠니 흡사 물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같다.
그중에 진짜 오아시스는 아이들손에 들려진 아주 얇은 쭈쭈바인데 그맛이
진짜 끝내준다.거기에 비타민c 까지 들어있어 먹으니 힘이나고 정신이든다
19마일;2시간17분04초
20마일;2시간25분29초
21마일;2시간34분04초
35km통과시간;2시간39분40초
이제부터는 보스톤 시내로 들어선다.다운타운가 인데 응원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기 까지한다.
이곳에서 멋진 추억을 하나 만들고 싶어 비행기가 좌우로 날으듯 양손을
벌려 위아래로 흔들며 갔더니 난리가 아닐 정도로 호응이 좋다.
이런것들이 선수와 관중들의 하나된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제 마지막 언덕인 보스톤 레드삭스 구장을 지나는 언덕만 넘으면
되는데,이 구장은 김병현선수가 있는 구장으로 초록색이 칠해져있고
외야펜스 높은곳에 코카콜라 모양이 있는게 특이하다.
드디어 마지막 언덕을 넘고 중심가로 접어드니 엄청난 사람들로 인해
힘이 난다. copley square를 지나 드디어 저 앞에 골인 지점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다해 드디어 골인........
23마일;2시간50분01초
24마일;2시간58분04초(8분03초)
25마일;3시간05분(6분56초)
40km;3시간06분17초
42.195km;3시간16분07초(건타임;3시간17분19초)
전체순위;977등, 성별순위;915등, 연대별순위;647등
성적은 크게 생각하고 오지 않았지만,그래도 생각보다는 잘 나왔고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보스톤을 뛰었다는게 감개무량하다....
온몸이 아프고 왼쪽 가슴도 통증이 왔지만 골인 지점에서 기다려준 로사를
보니 눈물이 난다.
골인후에는 완전히 선수들을 위한 잔치 분위기다.
골인지점에는 일반인은 들어 올수없고, 완주자들만이 그 넓은 광장을
사용하는데 발판이 있어 발을 올려 놓으면 전자칩을 손수 풀어주고
골인지점옆에 휠체어가 택시들 줄서 있는것처럼 서있다 완주자가 아파
하면 즉시 와서 실고 가는 모습,그리고 저체온증에 대비해 즉시와서
비닐주머니를 씌워주고 광장에 사과부터 요플레,던킨도넛,물,이온음료등
먹을게 쌓여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good job"하며 등을 두드려주며 진짜 영웅처럼
대해주니 오히려 몸둘바를 모르겠다.
이번 보스톤대회를 참가하며 마라톤의 선진국이 어떤 것이며,우리의
마라톤 문화가 나아가야 할바가 무엇인지를 많이 보고 느꼈다.
한국에서만 뛸게 아니라 좀더 넓은곳에 나가 몸으로 느끼고 배우는
가운데 우리의 마라톤도 더욱 발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목록
김창희님의 댓글
김창희 작성일참가기 감명 깊게 잘 읽었습니다. 보스턴을 내가 달리고 온 느낌이 듭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