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상남 회원님 대회 참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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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욱 댓글 5건 조회 2,460회 작성일 13-02-21 03:08본문
허락없이 퍼온것에 대해 죄송합니다!
참가기가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첼린저 레이스 마라톤 참가기
제목:아! 얼마나 오랜만에 먹어보는 꿀떡이더냐
10:00~ (영하 2도)
전반 1:28'43
후반 1:28'56
올해는 유난히 혹한의 추위가 돌발적으로 내습하면서 특히 한강변에는 폭설과 저기온에 녹나남은 눈자태가흘러서 빙판을 이룬것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여 오늘 참가하는 이 대회는 왠만하면 불참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었다.
다시말해 대회3일전에 서울날씨상황을 참작하여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불참하는 것으로 작심했던 것이다.
그런데 일기예보상황으로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최저 영하2도 최고 영상5도라는데 소침하던 질주본능이 다시 깨어나는 것이었다.
역마살을 타고 난 나그네가 봄볕에 녹아나는 화사한 아지랑이에 그만 넋을 잃고 행상을 꾸리어 배회의 길에 오르듯 무조건 출전에 뜻을 품고 장도에 올랐던 것이다.
토요일 오전항공편으로 상경하여 아들과 딸을 만나 회포를 풀고나서 딸이 기거하는 룸에서 일찍 아침까지 숙면을 취하였다.
그런데 아침에 대회장을 향하여 현관문을 나서면서 밖의 도로상황을 보니 하얗게 눈이 내려 도로를 덮히고있는게 아닌가.
어제 초저녁까지만해도 그 어떤 조짐도 읽을 수 없이 비교적 온화한 날씨었는데 불쑥 예고도 없이 찾아든 불청객처럼 내가 잠을 자는 새벽녘에 눈발을 만들어 내었음이 틀림이 없다.
이럴수가?
겨울날씨가 매우 가변적이라지만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사람의 운명처럼 가변적인 자연의 위력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예지가 실망스럽다.
분명 확인된 정보에 의하면 일요일 오후부터 눈또는 비가 예상되었는데...
간밤에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밝았던 마음이 이내 가슴에 먹구름을 형성하면서 침울하고 어두운 마음으로 교채되어 대회장을 향해 터벅터벅 힘없이 보폭을 옮겨 놓는 발걸음이 중천금인냥 무겁기만하다.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차량과 사람들의 보폭에 의해 여과한 민가에 쌓인 잔설이 이 정도라면 고립무원의 한강변에 이르면 빙판을 이루어 달리는데 최악의 상황이 될 조짐을 생각하니 마음과 발길이 한없이 어둡고 무겁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부득이 선택이 아닌가?
내가 자초하여 선택한 길에 호사다마의 운명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최선으로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 내리라는 결연한 의지를 곱씹으며 대회장에 이른다.
전철역 출구에서 빠져나오며 대회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뚝섬유원지 광장변에는 우려했던대로 많은 눈이 쌓여있고 주로는 제설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간간히 녹다남은 잔설이 차가운 새벽기온을 받아 결빙을 이루어 미끄럽기까지하여 달리다가 주의하지 않으면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넘어질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예고있다.
출발시간이 임박하면서 많은 참가러너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어 물품을 보관하고 바삐움직이는 모습이 언제나처럼 북세통을 이루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주로의 결빙상태와 잔설로 벽을 이룬 광장주변이 워밍업을 하는데 애로가 따라서인지 동호회차원의 덩어리로 그룹을 이루어 제각기 몸을풀며 스트레칭을 하는 동작으로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인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어 빠져나가는데 미꾸라지 같은 요령이 필요하기도 하였다.
드디어 출발메트를 빠져나가는 신호와 함께 선두그룹을 따라 중위권을 형성하면서 3시간 동안의 풀코스라는 여정에 몸을 맡기고 또한 지배하면서 서서히 발동을 촉진하는데 마음과 몸이 일체를 이루어 일단 복잡한 군중의 무리를 빠져나온다.
한강변코스는 무수히 달려본 경험이 있어서 마치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익숙한 장점이 있지만 도로상태나 여건이 주로 시민들이 산책 및 휴식공간이나 자전거전용도로로 활용되고 있을 뿐 오히려 마라톤코스로는 부적합한 단점도 있기도하다.
특히 농노같이 좁은 공간을 따라 달리다보면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시민들이나 자전거를 만나서 주의하여 달려야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요즘같이 폭설로 뒤덮힌 주로를 제설하면서 양옆으로 밀려놓은 적설량으로 주로가 한층 좁아진 공간을 이용하는 관계로 더욱 예민해지는 이유도 있다.
다행히 한강변 관리차원에서 치밀하고 신중한 관리가 선행되서인지 집을 나서면서 우려했던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서 달리는데 그자지 어려운 점은 없는데 중간중간에 잔설로 결빙이 되는 곳이 여러곳이 있어서 탄력이 붙어있는 다리를 웅크리며 정지를 하다보면 미끄러움으로 갈지자 형태로 비틀거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미꾸라지같이 좁은 공간을 확보하면서 나름대로 초반부터 선전을 하려고 하였으나 마음과 의지와 달리 몸이 풀리지 않아 15키로까지는 난전이라 전적으로 몸에 맡겨서 달렸다.
보통의 경험으로 보면 출발하여 2키로에서 5키로를 달려보면 몸의 흐름과 함께 그날의 완주기록을 가늠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나의 경우 대개 5키로구간 첫랩이 20-21분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부터 무거운 마음과 몸의 동작이 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1랩구간기록을 확인하는 순간 또다시 놀라움과 실망으로 변하였다.
22분 6초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라 나의 기준에서 보면 20분 30초-40초대가 나와야 정상이다.
의외의 결과에 일견 당황스럽고 실망이 교차하면서 완전히 마음을 비워버렸다.
이후부터는 랩을 채크하는 것도 시계를 보는 것도 일체 단념하여 몸가는대로 바람에 따라가듯 반환점까지 그대로 가는 것이다. (반환점까지는 미미한 맞바람)
아침에 생각으로는 오늘완주기록이 3시간 5분으로 잠정적으로 설정하였는데 첫구간랩을 확인하면서 이도 어렵겠다 싶어 싱글대후반으로 수정을하면서 반환기록이 1시간 32분-33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중간수수께기를 풀어내는 인내를 해야하는 것처럼 마음으로 다잡고 랩기록을 채크하지 않음은 물론 시계를 보지 않을 요량이었다.(지금의 컨디션이나 몸상태로는 보나마나 페이스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 자명하고 그러면 오히려 더욱 실의에 빠져 의욕이 상실될 것이기에)
10키로에 이르고서도 여전히 몸이 풀리지 않는 것이 직감되어 시계를 보고싶은 욕망이 일어나지만 약속대로 무시하여 지나쳤다.
그런데 2키로를 더 달리고나니 몸에서 무언가에 끌리어 감전되듯 희미한 불기둥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보폭이 가벼워지면서 페이스가 약간 올라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15키로이르니 시계를 보고 싶은 욕망을 잠재울 수가 없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스럽고 유혹에 약한 면이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그만 자신과의 룰을 깨고 말았다.
랩구간채크는 하지않았으나 시계를 보고 말았다.
15키로까지 누적시간 1시간 3분대를 가리키고 있다.
예전에 서브-3하던 전성기대로라면 여기까지 기록이 1시간 1분에서 2분에 통과하는 것이 상례인데 비하여 오늘의 초반컨디션 상태에 맞추면 5분-6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의외로 기록이 2-3분이 당겨졌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시계를 두번이나 보는 헤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어 잠재된 나의 역량과 페이스가 깨어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처음에 품었던대로 적어도 싱글초반대는 유지할 수 있다는 긍정의 생각을 하니 더욱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자신감이 솟아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나의최면을 깨고 시계를 본 것이 주효한 것일까?
이후부터는 좀더 페이스를 올리는 기분으로 반환점까지 앞주자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턴하고서 얼핏시계를 보니 누적시간 1시간 28분대 후반을 지나가고 있다.
순간에 많은 생각들이 솟아나는 샘물처럼 다투어 일어나는 것이다.
예전에 나의 수준에서 서브 -3를 할때의 평균반환기록은 1시간 26분대에서 27분대에서 보면 1분이 늦은 기록이라 서브-3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고 싱글초반대에는 여유롭다는 생각을 하는데 돌연 돌풍같이 일어나는 생각이 번개처럼 뇌리에 박히는 것이었다.
서브-3! 서브-3의 길을 찾아 내 달리자!!
보통의 기준과 생각에서 보면 반환기록이 28분대라면(페이스메이커가 등속주행한다고 했을때 충분한 조건임) 골인기록이 2시간 58분에서 59분에 이를 수 있는 기록이고보면 쉽게 동의할 수 있고 접근이 가능한 것일테지만 나의 경우 전반보다 후반기록이 5분정도 편차로 늦어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언감생심일 수도 있겟다.
그렇다! 어차피 서브-3에 목표를 둔 것도 아니고 기대도 하지 않은 것인데 모험을 한다는 기분으로 정면 돌파작전으로 도전해 보는 것이다. 화이팅!!
일단은 지금까지 돌아왔던 기록을 유지하며 골인점까지 지탱하며 유지할 자신은 없으므로 후반을 2분을 늦추어서라도 골인할 수만 있다면 턱걸이로 입문할 수 있다는 생각을하니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된다.
이미 반환점을 돌아왔으니 남은거리는 하프거리이다.
이제 새롭게 하프대회에 참가하는 마음으로 무조건 1시간 30분대에 골인하면 서브-3는 실현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은거리 하프에 모든 초첨을 맞추고 동시에 그것을 1시간 30분에 맞추어 가고자 몇번이나 시계를 계측하면서 집중하여 달렸다.
지금까지 내가 풀코스 완주 통산 205회에 이르는 동안 서브 -3도 여러번 해 봤고, 4연풀도 완주하면서 여러면에서 우여곡절을 껶으면서 완주해 봤지만 오늘처럼 반환점을 돌고나서 이렇게까지 후반에 집중하여 달려본 적은 한번도 없다.
모험을 하는 기분으로 또한 기적을 만들어 내는 마음으로 초연한 의지로 달린 결과 전반과 후반을 등속주행으로 달린 것처럼 단 13초의 편차로 근접했다는 사실이다.
아! 얼마나 오랜만에 맛보는 꿀떡이란 말이더냐.
3년동안의 지리한 장마에 시달리는 것처럼 2년의 부상이라는 긴 터널에서 허덕이다가 3년이라는 간난신고 끝에 와닿는 서브-3라서 그 감회는 남달랐고 그 진한 여운은 두고두고 평생에 기억될 듯하다.
그러니까 2010년 2월 20일에 서울서브-3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서브-3로 완주하고나서 (통산서브-3완주19회) 그 다음주인 2월 27일 첼린져대회(=오늘의 이대회명칭)에서 일생일대의 장대같이 쏟아지는 우중주(장장 3시간동안의 폭우로 한강주변의 하수구가 넘쳐흘러 주로에 웅덩이를 메꾸어버림)레이스를 하면서 주로에 오염물질로 넘쳐나는 웅덩이를 피하려다가 종아리부상이 야기되어 침체된 3년의 암흑기를 보내었다.
3년전에 처첨하게 무너지면서 길고 긴 터널을 속앓이 병을 품고 거니는 계기를 만들었던것도 이 대회이고 다시 재기의 몸부림으로 광명의 햇살을 찾아 서브-3로 원점으로 돌아온 대회도 이 대회이고 보면 어찌 감회가 잔잔한 호수에 비할 것인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반환점을 돌아오면서부터 본격적이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여 예정에도 없던 즉석요리식의 서브-3라는 강한 매력에 이끌려 질풍같이 내 달렸다.
마치 먹이사슬을 찾아 추격하는 맹수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역주로 달리고 달려서 악마의 소굴에서 살아났다는 해방감과 아울러 기약없이 어둡고 긴 터널을 마감하는 광명의 태양을 접하는 이른바 42.195라는 마지막 결승메트를 밟아내는 순간에 가슴 깊이 이글거리는 불기둥이 꺼지면서 대신 눈자위가 뜨거워 지더니 구슬같은 한방울의 눈물이 맺히었다.
이렇게하여 나는 12년의 마라토너로 살아오면서 가슴속에서 진하게 두번의 눈물을 뿌리었다.
처음에는 2004년 서귀포반디불이 마라톤에서 영광의 첫서브-3을 이루었던 날이었고 그 다음에 오늘로 3년이란 부상의 터널에서 고전하다가 서브-3 스무고개를 넘게 됬으니 마치 중병에 걸려 사경을 해메다가 천재일우의 신화가 재현되는 기사회생하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감격의 순간으로 기억하며 영원토록 진솔한 마라토너의 정신으로 여생을 자신있고 야심차게 마무리하고 싶다.
댓글목록
임규섭님의 댓글
임규섭 작성일
형님의 스므번째 서브3달성을 마음깊이 축하드립니다!!
기니긴 부상의 터널을 빠져 나왔으니 이제부터는 형님의 닉네임인
"맑은바람"처럼 맑은바람을 일으키며 쌔~~앵 달리시기를 기원합니다.
!!!힘!!!
황태식님의 댓글
황태식 작성일
우와~ 주로의 철학자 이상남님...!
고수님들께도 이런 우여곡절이 있네유
새론 깨달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남궁만영님의 댓글
남궁만영 작성일
그동안 부상중이었군요.그레도 간간히 대회에 출전 하시기에 잘 몰랐는데
각고의 노력끝에 썹쓰리 달성을 축하 드립니다.
계속 부상없이 즐런 하시기 바랍니다.
이재복님의 댓글
이재복 작성일
20번째 감격적 sub~3 축하 드립니다
3년여 침체기 벗어난 20번째 영예이기에 갈체를 보냅니다
앞으로 자주 맛보는 꿀떡 이시길 바라며
늘 아름답고 즐거운 광속 질주 하세요!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우~와~ 짝짝짝짝!!!!!!~~~~~
정말 멋집니다!!
정말 진솔한 마라토너의 진한 감동스토리입니다.~~
제주에서 쌩하니 날아와야만되는 곤한 심신께,
가슴깊이 아리한 20번째 서브-3 완주는,
육지조건의 우리들보다 몇백배 값진 선물입니다.
다시한번 왕축하의 축배잔 높이들어 축하합니다~~^&^
브라보!!! 제주 글쟁이 마라토너 이상남님!!!~~~힘!^&^